“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많은 작품 중 몇 개만 성공하면 된다는 확률게임식 전략 위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제2의 아타리 쇼크가 한국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정현 콘텐츠경영연구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국내 모바일게임 열풍을 우려했다. 신중한 기획과 개발 없이 유행 좇기에 급급한 게임이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확률게임에만 의존하는 기업이 늘었다는 말이다.
위 소장은 지난 1980년대 미국 비디오게임 시장을 순식간에 몰락시킨 `아타리 쇼크`가 한국 시장에서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타리 쇼크는 콘솔게임 개발사 아타리가 저질 게임을 대규모로 제작·유통하면서 미국 콘솔게임 시장 붕괴를 초래한 사건으로 일본 기업들이 세계 콘솔게임 시장을 장악하게 만든 단초가 됐다.
위 소장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게임성보다 카카오톡 간택 경쟁 위주가 됐다”며 “지금처럼 다작 위주로 승부하면 산업을 붕괴시킬만한 제2의 아타리 쇼크가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앵그리버드`가 세계적으로 장기 흥행하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앵그리버드는 게임 기획·개발에 약 3년 이상 걸린 작품으로 약한 새들이 온 몸을 던져 탐욕스러운 돼지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시사점으로 사용자층을 자극한다.
위 소장은 “스마트폰과 PC는 사용패턴이 전혀 다른데 단순히 온라인게임을 스마트폰으로 바꾸면 된다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커뮤니티 설계 등 본래의 게임성에 더 초점을 맞춰 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술 진입장벽이 낮은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세계 시장 경쟁구도는 온라인게임과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고 내다봤다. 위 소장은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의 성공 핵심 요인은 초기 진입을 노린 `타이밍`이었다”며 “향후 세계 모바일 플랫폼 시장 변화에 따라 개발사들의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에 특화된 인력 양성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게임 개발자를 모바일로 전환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위 소장은 “과거 일본이나 미국의 콘솔게임업체가 온라인게임 시장으로 넘어오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디바이스 성격과 게임 특성이 전혀 다르므로 모바일에 특화된 게임 기획·개발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