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 싸게 팔아도 문제...업계 사업성 저하 우려

정부가 보유중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물량을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첫해를 맞아 의무사업자를 돕겠다는 의미지만 업계는 저가 REC로 인해 향후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최근 RPS 의무사업자와 정부 보유 REC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행률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무사업자에게 REC를 제공, RPS 첫해 제도를 순조롭게 끌고 가기위한 조치다.

정부는 파격적인 가격에 REC를 판매했다. REC(㎿h)당 1만2880원. 과거 발전차액지원제(FIT)운영 당시 지원가격과 계통한계가격(SMP)의 차액으로 가격을 산정했다. 최근 전력부족으로 SMP가격이 높아지면서 REC판매 가격이 더욱 낮아졌다. 현재 현물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비태양광 REC 평균 가격은 7만원 내외다.

낮은 가격에 REC를 구매해 RPS 이행률을 맞추는 것이 유리할 것 같지만 의무사업자와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조심스럽게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 가격을 정산할 때 되레 손해를 보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성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무사업자는 직접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하거나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해 REC를 확보해 RPS제도에 대응하고 있다. 부족한 REC는 현물시장에서 구입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확보한 REC를 합산해 정부로부터 정산을 받는 것이 제도의 기본 틀이다. 정부는 의무사업자가 최저가로 확보한 REC를 토대로 가격 정산을 한다. 정부 보유 REC 가격이 저가로 공급되면서 전체 정산 가격이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한번 정해진 REC가격이 향후 사업을 추진하는데 기준이 될 수 있다는데 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산정된 정산가격이 향후 신규 사업을 검토하는데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는 REC가격이 떨어지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어 사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금융권 또한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신규 신재생에너지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정 REC가격을 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산시 정부 보유물량 가격을 포함시키지 않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