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아이들의 선생님이 된 스마트패드

학교가 없는 빈곤 국가에서 `스마트패드`가 아이들을 위한 선생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6일 AP는 에티오피아 아동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는데도 스마트패드를 선생님 삼아 글을 읽고 쓰게 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 2월 OLPC(One Laptop Per Child)그룹이 에티오피아의 한 마을에 20개의 스마트패드를 나눠준 후 일어난 변화를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OLPC 프로그램은 2005년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 미디어랩 소장이 설립한 비영리재단으로 세계 극빈층 아이들에게 PC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웬치 마을 아이들이 스마트패드로 알파벳을 익히고 있다. <웬치(에티오피아)=AP연합뉴스>
에티오피아 웬치 마을 아이들이 스마트패드로 알파벳을 익히고 있다. <웬치(에티오피아)=AP연합뉴스>

MIT 연구원들은 이 프로젝트 결과를 분석한 후 놀라움을 표했다. 매트 캘러 에티오피아 프로그램 담당자는 “아이들이 1년간 유치원에 다닌 것 보다 더 많이 배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해발 3352미터에 달하는 고지대에서 맨발을 한 아이들이 스마트패드를 태핑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모토로라 스마트패드를 사용해 글을 익힌 8살의 켈베사 네구스는 알파벳으로 단어를 조합해 내거나 스스로 단어를 따라 쓸 수도 있게 됐다.

캘러 연구원은 “일곱달 전까지만해도 이 아이는 영어를 전혀 몰랐지만 스스로 읽고 배우는 법을 터득했다”면서 “기술이 가난한 오지의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된 에티오피아의 작은 마을 웬치에는 60여 가족이 감자를 재배하고 꿀을 만들며 살지만 글을 읽거나 쓸 수 있는 어른이 단 한 명도 없다.

OLPC그룹은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맞춤형 앱 개발 등 교육용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