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새해 윤활유·석유화학에 사활

정유업계가 새해 윤활유와 석유화학사업에 사활을 건다. 하향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국제유가가 정유사업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새해 정유4사는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과 지속적인 이익창출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익성이 높은 윤활유와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유업계가 이 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정유부문의 수익률이 국제유가에 따라 변동폭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해 국제유가 전망은 두바이유 기준 올해 평균 배럴당 109달러보다 조금 낮은 105달러 수준으로 하향안정화할 전망이다.

정유사업의 수익률이 올라가는 시기는 국제유가가 오름세에 있을 때다. 따라서 새해 국제유가의 내림세에 이어 안정세가 유지된다면 정유사업의 수익률이 올해보다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는 새해 인천공장에 1조6215억원을 투자해 파라자일렌(PX) 등 화학 전문공장 변신 작업에 착수한다. 2014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은 고기능, 친환경 플라스틱 등 기술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추구하고 수출 확대 전략과 신규 사업의 세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사업 호조와 중국, 러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 가동에 들어간 일일 2만6000배럴의 윤활기유 생산규모를 갖춘 제3윤활유 공장을 통해 세계 고급 윤활유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한다.

135만톤의 파라자일렌 생산시설과 한해 총 280만톤에 이르는 방향족(벤젠·톨루엔·자일렌) 생산능력을 갖춘 GS칼텍스는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이미 생산된 제품의 대부분을 중국 등 10여개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석유 및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설립한 현지법인 `GS칼텍스 차이나`를 중심으로 중국 내 현지화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중국을 제2 내수시장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최근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BTX 제2공장을 준공한 현대오일뱅크는 신규 공장이 본격적으로 상업가동되는 새해부터 늘어나는 BTX 생산물량 대부분을 수출해 연간 1조원의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올해 설립한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일일 2만배럴 생산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도 계획대로 건설을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동남권 최대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물류기지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시설투자를 지속해 석유화학부문에서 고부가가치 하류부문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온산공장을 확대한 에쓰오일은 단일 공장 세계 최대 규모의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신규 시설 가동에 따른 생산량 증가분을 대부분 수출하고 있는 에쓰오일은 새해에도 수출 확대에 주력한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책연구센터장은 “올해도 정유업이 좋지는 않았지만 새해에도 시장 상황이 좋아질지는 의문”이라며 “석유화학이나 윤활유 등 다른 사업에서 수익을 확보하는 등 사업다각화로 정유분야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