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출금리나 수수료율을 최저는 큰 글씨로, 최고는 작은 글씨로 표기하는 꼼수 광고가 처벌된다. 막무가내로 한도를 높이도록 권유하거나 가입자 동의 없이 카드 발급이나 자금 융통(카드론·현금서비스 이용)을 부추기는 것도 금지된다. 새해 카드업계 영업전선이 꽁꽁 얼어붙게 됐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안 공문을 카드사에 보내 철저한 이행을 촉구했다.
개정 여전법은 △결제능력·이용한도 심사기준 △광고 규제 △카드 발급·해지 기준을 강화하고 부가서비스 축소를 엄격히 규제하는 내용으로 골자로 한다.
우선 카드사가 이용 한도를 늘리도록 권하지 못하게 했다. 소비자 동의 없이 카드 발급이나 자금 융통을 부추기는 것도 금지된다. 새해부터 카드사는 연 한 차례 이상 이용 한도의 적정성을 심사해 소득, 재산, 채무 등으로 따진 가처분소득에 견줘 한도가 지나치게 많으면 줄이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카드 광고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최근 3년간 카드론 탓에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사람이 약 50만명에 이른다. 카드사는 대출상품 광고에 과도한 대출 사용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문구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 이자율·수수료율의 최저수준은 크게, 최고수준은 작게 표기하는 변칙적 광고도 금지된다.
부가서비스를 누리려면 지켜야 하는 조건(월 사용액 등)을 광고에서 설명하지 않거나 눈에 띄지 않게 표기하는 것도 위반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정된 여전법의 관련 규정을 위반한 카드사가 적발되면 영업정지, 과징금 등 엄중한 행정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드러내진 않지만 연초부터 영업차질이 빚어질 것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한 카드사 영업담당 임원은 “개정 내용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이 고객들에게 주는 실질적 혜택까지 가로막는 경우가 있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카드업계는 마케팅이나 영업은 사실상 하지 말란 얘기”라고 덧붙였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