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 특허출원 건수가 100만건을 넘어섰다. 미국의 두 배, 유럽(18개국)과 비교해 일곱 배가 넘는 규모다. 글로벌 지식재산(IP) 중심이 동북아로 쏠리는 셈이다.
주요 IP 5개국 연합체인 `IP5(Five IP offices)`가 최근 발표한 `IP5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중·일 3국 특허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15.7% 크게 늘어난 104만7900건으로 처음 100만건을 돌파했다. IP5에는 한·중·일 3국과 미국·유럽특허청이 가입돼 있다. 유럽특허청에는 영국·독일·프랑스 등 18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IP5 가운데 중국 특허출원 건수가 전년 대비 34.6% 크게 늘어난 52만6400건으로 미국(50만3600건)을 제쳤다. 미국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17만8900건으로 5% 늘었고 일본은 34만2600건으로 약 0.5% 감소했다. 유럽은 경기침체를 반영해 5%가량 줄어든 14만2800건이다. 한·중·일 3국 모두가 18개국 연합체인 유럽보다 특허출원 건수가 많았다.
흥미로운 것은 IP 주요4개국은 자국기업(인)과 외국기업(인) 특허출원 증감비율 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중국은 자국 기업 비중이 크게 늘었다. 중국의 2011년 자국기업 특허출원 건수는 41만5800건으로 전년 29만3000건과 비교해 41.9% 급상승했다. 외국기업(인) 특허출원 건수는 11만600건으로 2010년 9만8000건과 비교해 13% 증가했다. 중국의 IP 관심 증가 결과로 보인다.
특허등록 건수는 2011년 기준으로 일본이 23만8300여건으로 IP5 가운데 가장 많다. 미국(22만4500건), 중국(17만2100건), 한국(9만4700건), 유럽(6만2100건) 등의 순이다. 5개국이 전년 대비 모두 증가한 가운데 증가율은 우리나라가 37.6%로 중국(27.4%)보다도 높았다. 미국(2.2%), 일본(7%), 유럽(6.9%)은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쳤다.
특허청 측은 이와 관련 “등록건수 증가에 등록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이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설명했다.
등록 기준에서도 우리나라와 중국 특허가 대폭 늘어나면서 동북아 3개국 비중이 크게 늘었다. 미국·유럽 대비 동북아 3개국 비중은 2010년 53.6%에서 2011년에는 76.2%로 높아졌다. 서주원 이디리서치 사장은 “양적으로 특허가 늘어난다는 것은 질적으로도 좋은 특허가 많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도 보호 위주의 특허 정책에서 점차 공격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특허청 차장은 “중국 특허출원 건수가 늘어나고 있고 품질도 좋아지고 있어 앞으로 중국기업과의 특허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기업은 특허가 기술개발의 `바로미터`라는 인식을 갖고 최고경영자(CEO)부터 관심을 갖고 관리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