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따른 취업문이 좁긴 해도 정부출연연구기관 인력 선발은 올해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 행정직과 연구직은 정년이 보장돼 있는데다 연봉도 대기업에 준하는 수준이어서 취업준비생들로부터 상종가를 치는 분야 가운데 한 곳이다. 경쟁률이 센 곳은 100 대 1을 넘기도 한다.
1일 출연연에 따르면 내년 인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출연연으로는 가장 많은 60명 선, 이어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54명 정도 선발할 예정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각각 10명 내외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61명을 뽑은 기초과학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13명 정도 선발할 예정이다.
ETRI는 올해 정규직 직원채용을 상, 하반기로 나눠 총 60여명을 뽑는다. 상반기에 일반연구직, 전문연구요원 등 37명 내외로 선발할 계획이다. 모집분야로는 IT 전반 관련학과 전공자를 선발하며 융합기술, 융합부품소재, 방송통신, 차세대통신, 임베디드SW, 차세대콘텐츠, 사이버융합보안, 테라헤르츠 포토닉스, 광융합기술, 차세대 네트워크, IT융·복합, 표준연구, 기술전략분야 등이다. 지난해엔 총 45명을 선발했다. 경쟁률은 비공개다.
원자력연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다. 원자력연은 올해 54명 선발을 계획하고 있지만, 분야 배정은 아직 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81명을 채용했다. UAE와 요르단에 원자로를 수출해 상당한 지원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출신형원자로개발연구분야 24명을 비롯한 순환형원자력시스템연구와 핵연료 및 원자력재료개발 분야에서 각각 11명, 원자력안전 5명, 연구로 이용 4명 외에 행정직 11명 등을 선발했다.
인력선발을 가장 독특하게 운영하는 KISTI는 최소 10명은 무조건 뽑을 계획이다. 인력선발이 다른 기관과는 달리 `오픈고용시스템`에 따라 우수한 인력이 지원하면 자리가 없더라도 전환배치 형태로 선발한다. 이를테면 대입시에서 문과, 이과 구분을 하지 않고 인력을 선발한 뒤 필요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융합추세에 따라 특정한 분야만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나 화학 등 다양한 분야 전공자가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8명을 선발했다. 경쟁률은 100 대 1이 넘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올해 본원에서만 13명 정도 충원할 계획이다. 50개 연구단 설립이 아직도 진행 중이어서 이 분야까지 합치면 수백명이 더 선발되어야 하지만, 예산상황이 쉽지 않아 섣불리 인원선발 규모를 공개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총 61명을 선발했다. 지원자는 총 2634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43 대 1을 나타냈다.
출연연 가운데 유일하게 고교생 출신자를 뽑고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올해 35명의 인력선발이 가능한 상태다. 점진적으로 늘리기로 한 마이스터고 출신 채용자 6명이 포함된 수치다. 지난해엔 마이스터고 출신 3명을 포함한 연구인력 35명, 행정인력 11명 등 총 46명을 뽑았다.
이외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지난해 연구직 27명, 기술직 4명, 행정직 4명 등 총 35명을 선발했다. 올해도 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당장 세워놓은 선발계획은 10명 선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올해 연구직만 11명 채용한다. 지난해엔 연구직 22명(12 대 1), 행정직 7명(46 대 1)을 선발했다.
지난해 40명을 뽑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올해 연구 및 행정직을 합쳐 24명을 채용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올해 선발계획을 아직까지 수립하지 못했다. 다른 기관에 비해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아 세부계획은 고사하고 전체 계획도 조율하지 못한 상태다. 연구직은 지난해 총 23명을 선발했다. 행정직은 3명 뽑는데 240여명이 지원했다.
〃또 한국기계연구원은 20명 한국화학연구원은 26명 선발한다.
출연연 관계자는 “정규직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보니 경쟁률이 자연스레 높아졌다”며 “올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좋지만, 가능하면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료:각 출연연)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