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9개 분과 설치...과학과 일자리, 여성에 방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조직 구성을 통해 차기 정부 국정 운영 방향을 과학과 일자리, 여성에 방점을 찍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 당선인은 3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국정기획조정 △정무 △외교국방통일 △경제1 △경제2 △법질서사회안전 △교육과학 △고용복지 △여성문화 9개 분과위원회로 구성하기로 했다.

6~7개로 꾸려질 것이라는 당초 예측을 벗어남은 물론이고 17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의 7개에 비해 2개가 늘어났다. 17대 인수위와 비교해 박 당선인 인수위를 특징짓는 분과는 신설된 교육과학, 고용복지, 여성문화 3개 분과라고 할 수 있다.

과학부문은 17대 인수위의 경제2분과에 배정됐지만 이번에 과학명칭을 포함한 교육과학분과에 포함됐다. 분과명칭에 과학을 내세운 것은 첫 이공계 출신 대통령으로 부총리급 미래창조과학부 설치를 약속한 박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육과학분과는 당선인이 강조한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청사진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복지 분과도 일자리 창출 의지로 읽힌다. 박 당선인이 국정운영 지표를 경제성장률이 아니라 고용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는 점이 신설 이유로 설명된다. 인수위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점에서 경제성장이 고용증가로 이어지고, 고용과 복지가 긴밀히 연결되는 시스템 구축에 역점을 둘 전망이다. 여성문화 분과 신설로 여성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도 확인됐다. 이미 박 당선인은 `여성대통령=변화·개혁`임을 천명했다. 폐지 논란을 빚은 여성가족부가 차기 정부에서도 계속 존치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당선인은 또 앞서 임명했던 윤창중 수석 대변인은 인수위 대변인으로, 박선규·조윤선 대변인은 당선인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논란이 된 윤창중 대변인은 인수위 기간 동안만 당선인과 함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선규·조윤선 대변인은 청와대 입성이 점쳐졌다.

인수위 행정실장은 임종훈 새누리당 수원 영통 전 당협위원장이다. 임 실장은 지난 4·11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경기 수원정에 출마, 민주통합당 김진표 의원과 승부를 벌였으나 고배를 마셨다.

인수위는 이날 구체적인 인수위 2차 인선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인수위 발족이 해를 넘기게 됐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이미 임명된 위원장과 부위원장과 함께 나머지 24명 이내의 위원은 밟아야 할 절차 때문에 임명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원의 내각 참여와 청와대 진출도 최소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인수위는 박 당선인 보좌를 원활히 해 국정운영의 계속성 및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다”며 “인수위원과 전문직원 등은 정해진 임무가 끝나면 각자 원래 상태로 복귀하는 게 원칙이고, 차기정부로 옮겨가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행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각 위원회는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및 24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또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위원회에 전문위원과 사무직원 등 직원을 둘 수 있다.

인수위는 2월 25일 취임식 전까지 두 달여 동안 활동하면서 정부 각 부처 업무를 파악하고 차기정부 5년을 끌어갈 국정운영철학과 분야별 청사진을 마련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