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n리뷰]윈도 스마트패드, 느리고 뜨겁다는 편견 버려라?

[터치n리뷰]윈도 스마트패드, 느리고 뜨겁다는 편견 버려라?

서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제작한 스마트패드다. 인텔이 아닌 ARM 프로세서를 택했고 새로운 운용체계인 윈도RT를 얹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을 곁들여 곧바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보고 디자인부터 성능, 편의성까지 꼼꼼하게 따져봤다.

[터치n리뷰]윈도 스마트패드, 느리고 뜨겁다는 편견 버려라?

◇ 거치대 내장 디자인, 돋보이는 별매 키보드

모양새는 여느 스마트패드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뒤쪽 일부를 열면 거치대 역할을 하는 킥스탠드가 나타난다. 킥스탠드를 펼쳐서 각도를 확보한 다음 평평한 곳에 올려놓으면 액세서리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거치대 효과를 낼 수 있다. 물론 두께가 얇아서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지만 튼실한 편이다. 힘을 줘서 억누르지 않는 한 부러지지 않을 정도다. 킥스탠드를 열면 숨겨져 있던 마이크로SD카드 슬롯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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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재질은 가볍고 강도가 높은 마그네슘 합금을 써서 무게를 줄였다. 크기는 가로 275mm, 세로 172mm로 A4용지 한 장으로 가릴 수 있다. 두께는 9mm, 무게는 680g으로 들고 다니기 편하다. PC용보다 열이 덜 나고 전력도 적게 쓰는 ARM 프로세서를 썼기 때문에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팬이나 열을 내보내는 방열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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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건 따로 구입할 수 있는 커버다. 터치 키보드를 단 터치커버와 여느 노트북처럼 하드웨어 키를 단 타입커버 2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다. 키보드 뿐 아니라 마우스 조작이 가능한 터치패드를 달았고 두께도 3mm에 불과하다. 뚜껑을 덮었다 열면 저절로 화면이 켜지는 스마트커버 기능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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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USB 2.0 단자에 데스크톱PC에서 쓰던 메모리카드 리더나 USB 메모리, 하드디스크를 연결하면 바로 인식하고 파일을 복사하거나 백업할 수 있다. 따로 변환 케이블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다. 대형 TV로 영상을 출력하고 싶다면 마이크로HDMI 단자에 케이블을 연결하면 된다. 영상 통화나 동영상 촬영에 쓸 수 있는 카메라는 앞뒤 양쪽에 달았다.

◇ 전력소모 낮춘 프로세서, 체감 성능도 만족

서피스에 들어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엔비디아 테그라3다. 쿼드코어에 동작 클록은 1.3GHz. 화면을 꺼놓고 음악을 듣거나 오랫동안 책을 읽을 때처럼 높은 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작업을 실행할 때에는 따로 내장한 코어가 작동해 소비전력을 낮춘다. 메모리는 요즘 나오는 스마트패드나 스마트폰이 그렇듯 2GB다.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윈도RT에서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이 없어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같은 AP를 쓴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나 스마트폰 비교 수치와 견주면 성능을 어림짐작할 수 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기크벤치2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3 LTE보다 조금 낮고 구글 넥서스7보다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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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저장공간은 32GB와 64GB 중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미리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이나 복구 영역이 차지하는 공간 탓에 실제 쓸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든다. 32GB라면 16GB, 64GB 제품은 46GB를 쓸 수 있다. 용량이 부족하다면 마이크로SD카드를 끼워 늘릴 수도 있다.

화면 크기는 10.6인치이고 해상도는 11~12인치 노트북에 주로 쓰이는 1366×768화소다. 다만 디스플레이 품질을 따지는 기준 중 하나인 인치당 픽셀(ppi) 값은 148ppi다. 200ppi를 훌쩍 넘기는 최신 스마트폰보다는 낮은 셈이다.

앞뒤로 단 카메라는 영상통화나 화상회의에 쓸 수 있다. 영상통화를 할 때에는 1280×720화소로 작동하고 동영상은 1920×1080화소로 찍을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LED 플래시가 없어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에는 불편할 수 있다. GPS 센서도 없어 사진 찍은 장소를 기록할 수 없고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서피스가 재생할 수 있는 음악·동영상 파일도 확인해 봤다. 윈도폰은 준플레이어를 PC에 먼저 설치한 다음 미디어 파일을 옮겨야 하지만 서피스는 마치 PC처럼 자유롭게 파일을 복사하고 지울 수 있다. 기본 내장 앱으로 재생할 수 있는 음악 파일은 MP3, WMA, AAC 등이며 MP4 동영상과 DivX 동영상도 인코딩 없이 바로 재생한다. MKV 포맷 등 일부 동영상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앱을 따로 받아서 써야 한다.

◇ 데스크톱 모드·오피스·클라우드 연동 기능 갖춰

서피스가 채택한 운용체계는 윈도RT다. 2011년 나온 스마트폰인 노키아 루미아710에 쓰인 운용체계인 윈도폰7.5나 PC용 운용체계인 윈도8과 흡사한 윈도8 스타일 인터페이스를 쓴다. 정사각형 모양으로 생긴 타일에 현재 날씨나 기온, 새로 온 이메일이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온 메시지 개수를 확인하기도 좋다. 윈도8과 데스크톱 환경을 공유해서 배경화면 등 각종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는 기능도 편리하다.

타일 모양 인터페이스가 어색하면 키보드 윈도키를 누르거나 화면에 보이는 데스크톱 타일을 누르면 기존 윈도 데스크톱 모드를 그대로 쓸 수 있다. 물론 프로그램을 바로 설치하거나 삭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탐색기로 파일 관리나 오피스2013을 이용한 문서작업, 인터넷 익스플로러10 웹서핑 등을 기존 PC와 비슷한 환경에서 쓸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등록하면 팔로어나 친구가 등록한 새 글을 자동으로 가져와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보여준다. 윈도 라이브 계정에 XBOX360 게이머 태그를 연동해놓으면 엑스박스 라이브 애플리케이션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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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8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내려 받아 마음대로 설치하고 지울 수 있다. 하지만 서피스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만 내려 받아 설치해야 한다. 윈도8용 애플리케이션은 개발자 경진대회나 각종 기업 참여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윈도폰용 애플리케이션은 국내에서만 등록 개수가 4만개 이상이다. 하지만 윈도RT용 애플리케이션은 개수가 적다. 물론 윈도RT를 채택한 스마트패드가 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탓도 있다.

애플리케이션 수는 적지만 킬러 콘텐츠 격인 오피스2013 하나만 따져도 장점은 충분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나 아이패드에도 문서작업이나 프레젠테이션 앱이 있지만 각종 기능을 완벽하게 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서피스는 오피스2013을 기본 내장해 PC에서 작업하던 문서를 그대로 불러와 작업할 수 있다. 문서 호환성이 높기 때문에 양식이나 각종 효과가 깨지는 일도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인 스카이드라이브와 완벽하게 연동해 이를 통해 문서를 공유하기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 이버즈 총평 | 舍己從人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제작한 윈도RT 운용체계를 바탕으로 바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오피스2013 프로그램을 담은 스마트패드다. 처음 스마트패드를 구입한 소비자를 위해 기존 윈도 바탕화면에서 작업할 수 있는 바탕화면 모드를 따로 만든 것이 눈에 띈다. 윈도8·윈도폰8과 동일한 윈도8 스타일 인터페이스로 통일성도 높였다.

[터치n리뷰]윈도 스마트패드, 느리고 뜨겁다는 편견 버려라?

서피스가 가지는 의미는 또 있다. 그동안 일반 소비자에게 윈도 태블릿은 무겁고 느리며 뜨거운 제품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텔 CPU를 고집했던 예전과 달리 애플 아이패드나 구글 넥서스7처럼 저전력·고효율이 장점인 ARM CPU를 탑재하면서 성능과 배터리 이용시간도 동시에 잡았다. 앞으로 나올 윈도RT 스마트패드에 하나의 본보기를 제시한 셈이다. 타인의 행동을 본받아 자기 행동을 고친다는 사기종인(舍己從人)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이유다.

다만 서피스를 비롯해 윈도RT 운용체계를 탑재한 스마트패드가 시장에 드문데다 국내에 판매되지 않아 익스펜시스 등 해외 전자제품을 직수입 판매하는 전문 업체나 배송 대행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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