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새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양산에 다시 시동을 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는 연내 깨지지 않는(언브레이커블) 디스플레이 양산을 목표로 세우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언브레이커블 디스플레이는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기판을 만드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첫 번째 단계다. 쉽게 깨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리 보호를 위한 보형물이 필요 없어 두께도 1㎜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지난해 11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양산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소규모 양산 라인도 갖춰 놓았다. 불량률이 높고 생산 기간도 길어 양산 계획을 올해로 늦췄다. 이 때문에 신공장 A3의 완공 시기까지 미뤘다. 그 대신 A2 내의 플렉시블 라인에서는 당장 생산 능력이 부족한 일반(리지드 타입)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생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다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도전한다. 김기남 신임 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수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주요 임무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양산인 셈이다.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첫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40% 수준인 수율을 상반기 내에 60~70% 정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CES 2013에서 고객과 비공개 미팅을 진행한다. 비공개 미팅에서 5.5인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데모 버전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남 사장도 이번 CES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으로서 처음으로 공식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연내 플라스틱 기판의 모바일용 언브레이커블 AM OLED를 개발할 계획이다. 소형 제품엔 고해상도 LCD 전략을 유지한다는 전략이지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만큼은 AM OLED를 적용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4세대 공장 내에 개발용 장비도 들여놓았다. 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면 구미 6세대 라인으로 옮겨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동안 중단했던 플렉시블 LCD 연구개발도 재개하기로 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수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도 나와 주목을 받았다. 전자부품연구원 김영훈 박사 등은 극자외선 물질을 이용해 상온에서 산화물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상온에서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을 해결할 수 있으면 유리에 TFT를 형성한 후 플라스틱을 떼어내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 없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 과정은 거치겠지만 2013년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시장에 등장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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