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IT기업, “더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움추리는 시기 된다”

올해 IT업계 전망을 그리 밝지 않게 보는 의견도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실리콘밸리에 부는 `조용한(Quieter) 바람`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해까지 불었던 IT붐이 올해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그 이유를 지난해 5월 페이스북 기업공개(IPO) 사례에서 찾았다. 페이스북이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이미 상장돼 있던 그루폰, 징가 등의 주가도 지속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이 벤처 투자를 둔화하게 한 요인이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69억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101억달러, 전분기 85억달러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다. 스콧 샌덜 뉴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투자자는 “작년이 주가상 최고점이었다”며 “올해는 IT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냥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새로운 붐이 태동하기 위한 준비기간이라는 분석이다. 10년전 닷컴 붐에 이어 구글이 상장해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이 된 것처럼 말이다.

WSJ는 올해는 직접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기업을 상대로 하는 이른바 기업대기업(B2B) 웹서비스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스플런크, 워크데이 등이 수혜업체로 꼽힌다. 이들은 지난해 IPO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공모가를 상회하는 주가를 기록 중이다. 또 마이크로블로깅사이트 트위터의 IPO가 기다리고 있는데다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검색, 전자상거래, 온라인 광고 등 분야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리콘밸리는 제조업에 비해 많은 수준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종사가가 1.6명의 간접 고용 인원을 만들어내는데 비해 IT업종은 5명에 달한 것. 엔리코 모레티 UC버클리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1명이 의사, 변호사, 웨이터 등 많은 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