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커버스토리]2013 은행 IT투자 전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3년 은행 IT예산 및 주요 사업 계획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은행권 정보기술(IT) 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 CIO BIZ+가 국내 시중·지방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IT투자 계획`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IT예산은 약 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2조 7000억원)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 등 시중은행과 대구·부산·전북·경남·광주 등 지방은행 총 11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답변을 거부한 일부 은행과 외국계 은행, 아직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농협은 예년 자료를 기반으로 추정치를 도출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지난해 보안 이슈가 부각되면서 다양한 보안 투자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그만큼의 투자는 없어 예산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도 은행권이 보수적 투자를 결정하게 한 이유로 작용했다.

◇우리은행, 가장 많은 2700억원 투자

11개 은행의 올해 신규투자인 자본예산은 1조775억원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제주은행과 SC은행, 한국씨티은행, 농협의 예년 자본예산을 추가하면 1조4000억원 가량으로 집계된다. 즉 올 한해 국내 은행들이 물품 구매와 신규 시스템통합(SI) 사업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얘기다.

은행권 중에서 IT예산을 가장 많이 책정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자본예산 2700억원, 고정비인 경비예산 2700억원 등 총 5400억원을 한해 IT예산으로 정했다.

지난해(5050억원)보다 350억원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예산을 실제로 사용하는 집행률은 예년처럼 5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여 실제 자본예산 집행금액은 1400억원에 머물 전망이다.

우리은행 주요 정보화 사업 중 눈길을 끄는 것은 공인전자문서보관센터(옛 공인전자문서보관소) 구축 사업이다. 우리은행은 이 사업에만 300억원을 책정했다. 우리은행은 전자문서 사업 진출보다는 내부 문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공인전자문서보관센터 구축을 검토해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서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이 많다”며 “기존 문서 이미지 저장방식이 아니라 전자문서를 활용한 프로세스 효율화 차원에서 공인전자문서보관센터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검토가 진행돼 왔으며 올해 실제로 사업이 진행될 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이 외에도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BPR) 시스템 개선에 250억원, 금융자동화기기(ATM)·공과금수납기 신규도입에 120억원, 전산·기타 기기 연간 물량 일괄도입에 120억원을 책정했다. 이외에도 대학·병원 다기능 ID카드시스템 구축(84억원), 영업점 창구 전자문서 환경 구축(70억원)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

◇기업은행, 차세대 포함 2000억원 투자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가 한창인 기업은행이 두 번째로 많은 IT예산을 책정했다. 기업은행은 자본예산 2000억원, 경비예산 960억원으로 총 29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자본예산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카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포함하는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다.

기업은행은 올해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에 870억원(카드 차세대 시스템 구축 330억원 포함)을 투자한다. 이 외에 본부 각 부서 단위업무 구축 사업에 600억원이 책정됐다. 서버, 시스템 주변기기 구입에 170억원, 금융자동화기기(ATM) 도입에 120억원이 투자된다. 기업은행은 올 한해 중견기업을 위한 자금관리시스템(CMS)을 구축하고 여신 사후관리시스템을 위한 통합 서버도 구축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대비 700억원이 증가한 2600억원을 투자한다. 자본예산은 1200억원이며 경비예산은 1400억원이다. 700억원이 증가한 이유는 죽전 그룹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과 이전이 연이어 진행되기 때문이다. 오는 6월 그룹 데이터센터가 구축되면 9월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계열사가 순차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이전한다.

신한은행은 이 외에도 스토리지 디스크와 서버 용량 등 각종 시스템 증설에 200억원을 투자하고 보안시스템 증설·강화에 70억원을 사용한다.

국민은행은 신한은행과 같은 2600억원(자본예산 1100억원, 경비예산 1500억원)을 책정했다. 올해는 특히 비즈니스 전략사업 지원에 IT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전용 스마트폰 앱 개발 등 기업뱅킹 모바일 서비스를 구축한다. 또 스마트폰 기반 고객 맞춤형 `모바일 다이렉트 메일 시스템`도 개발한다.

국민은행 측은 “퇴직연금 관련 법 개정에 따른 전산시스템 변경처럼 법규와 규제 대응을 위한 선제적 전산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며 “정보보안을 위한 보안사업과 가상화를 통한 지속적인 IT비용구조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농협, 상호금융·은행 분리 추진

외환은행은 지난해(700어원)보다 200억원 오른 900억원을 자본예산으로 책정했다. 경비예산은 지난해 수준(1060억원)인 1100억원 수준이다. ATM기기 도입 사업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자본예산 660억원, 경비예산 650억원 등 총 1310억원을 IT예산으로 책정했다. 자본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경비예산은 132억원이 증가했는데 이는 2009년 차세대 시스템 구축 이후 무상 유지보수 기간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또 통합보안관계 운영비(신규), 외주용역 단가 인상 반영 등이 예산 상승의 요인이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등 신기술 대응(70억원), 영업점 인프라 확충(50억원), 바젤2 사업 지원(40억원), 보안 강화(30억원), 네트워크 고도화(24억원)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농협은 작년 대비 소폭 축소된 선에서 IT예산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조직구조 개편(신경분리)과 보안 투자로 인해 일시적으로 IT투자가 증가했지만 이런 투자가 대부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농협은 올해도 농협생보와 손보·신보험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이 두 사업은 총 1360억원 규모로 생보시스템은 올해 10월, 손보시스템은 내년 3월 오픈한다. 농협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선도보험사 수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e금융시스템 구축 사업도 계속된다. 200억원 규모인 이번 사업은 해킹방지 기술 적용과 관련 법규 준수 등을 통한 e금융 안정성 강화가 목표다. 농협은 IT와 금융환경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각오다.

상호금융과 농협은행의 IT분리도 추진된다. 독자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최적의 이행계획을 수립한다. 이 외에도 포털·그룹웨어 신시스템, 영업점 전자문서시스템(PPR), 품질향상을 위한 서비스수준관리(SLM)시스템 구축이 진행된다.


2013년 은행 IT예산 및 주요 사업 계획 (단위:억원)

[CIO BIZ+/커버스토리]2013 은행 IT투자 전망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