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전국 3곳에 설치하기로 돼 있는 캠퍼스(사이트랩) 조성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기획재정부가 KAIST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DUP연합 캠퍼스에 지을 게스트룸 예산 442억 원을 전액 삭감하고 캠퍼스 연구시설 면적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과학벨트 사업의 핵심이 세계적인 석학 영입인데 그들이 머물 정주여건과 창의적인 연구환경을 마련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6일 전자신문이 단독 입수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 적정성 보고서에 따르면 3개 지역 캠퍼스 게스트룸 건립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KAIST 등 3개 캠퍼스에 설치할 전용면적 2만2500m²의 게스트룸 조성예산을 100% 삭감했다.
1인당 연구면적도 120m²에서 민간연구소 수준인 102m²로 21%가량 줄였다. 연구면적이 줄어들면 연구 참여 석·박사 연구원 수용공간이 부족해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지역 대학과 공동융합연구에도 지장이 초래된다.
내년 수시배정 사업예산 150억원도 발이 묶인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거점지구 용지매입비 해결 이전에는 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내년 사업추진 여부도 불투명하다.
게스트룸 건설과 관련해 재정부와 KDI 측은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학생기숙사를 이용하라”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대학 측이 학부 신입생 증가 등 공간 부족으로 사이트랩 연구진에게 숙소를 제공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기숙사 건설공사를 진행 중인 UNIST는 전체 시설이 완공되더라도 입주 대상자의 80%만 수용할 수 있다. GIST도 내년에 100명가량 학부 신입생을 충원할 예정이어서 독립공간 마련은 풀어야 할 현안이다.
외국에서 영입한 연구단장과 그룹리더, 연구진들에게 소규모 학생 기숙사를 제공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노벨상 수상자 24명을 배출한 미국의 록펠러 대학은 박사후 연구원에게 완벽한 정주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생활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 맨하탄에 있는 캠퍼스에 연구원 거주시설과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특성화대학 한 관계자는 “과학벨트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당초 사업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역현실과 여론을 반영한 사전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조속히 설계착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초과학연구단은 캠퍼스 내 기숙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사업계획이 제시한 게스트하우스 면적을 모두 제외할 계획”이라며 “이전 조사결과는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잠정분석 결과로 최종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제과학벨트 게스트룸 적정성 검토 분석
자료:한국개발연구원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