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 방식의 하나다. 정확히는 `패자부활전(Double elimination tournament)`이다. 두 번 질 때까지 토너먼트 출장이 가능하다. 한 번 패해도 우승자가 될 수도 있다.
기업가를 위한 패자부활(재창업) 움직임이 본격화한다. 정부가 추진했지만 제대로 힘을 못 쓰자 국회가 나섰다.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재창업 지원`을 명시한다. 형식적으로 챙기지 말라는 얘기다. 다시 도전하는 사람을 보듬어 제대로 힘을 낼 수 있게 돕자는 것이다. 좋은 변화다. 선순환 벤처생태계 모습이다.
이쯤에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우리 창업 문화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보자. 스타트업 창업 산실이라는 스탠퍼드대학에 창업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를 짐작하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이유가 있다. 창업자가 티를 내지 않아서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는다.
학내 스타트업 지원모임인 BASES 데니스 원 부회장은 “엔젤(개인투자자)·벤처캐피털 투자를 받거나 다른 기업에 매각해 언론에 나와야 그가 창업했다는 것을 안다”고 설명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학과 선배가 어마어마한 돈을 받고 기술을 매각해 놀란 적이 있다는 사례도 전했다. 기숙사 또는 `개라지(Garage·차고)`에서 소수가 팀을 이뤄 조용히 시작한다.
여기에 미국에서나 가능한 `수차례 실패`의 답이 있다. 큰돈이 안 든다. 예컨대 아이디어의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엔젤과 벤처캐피털을 찾아간다. 그들 모두가 무시했다. 이것이 실패다. 그 아이디어·기술은 아닌 것이다. 쉽게 털고 그 경험을 토대로 새 아이템을 찾는다. 재도전이다.
여기저기서 돈을 긁어모아 거창하게 시작했다가 망한 회사를 정부가 다 챙길 수 없다. 이렇게 하면 `도덕적 해이`가 횡행한다. 건강한 창업은 작지만 강한 창업이다. 이런 패배자에게 몇 번이고 기회를 줘야 한다. 이것이 패자부활 사회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