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아이폰5가 국내 시장에서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거두고 있다.
6일 이동통신·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5는 지난 4일까지 40만대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스마트폰의 판매량으로는 선전한 편이지만 이동통신사들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달 3일 아이폰5의 예약판매를 실시한 이후 만 하루도 안돼 예약 구입자 30만명을 돌파했다고 선전했지만 실제로 아이폰5를 구입한 사람은 예약 구입자 수를 크게 넘어서지는 못했다.
업계는 당초 약정이 이미 끝났거나 곧 만료되는 아이폰 이전모델의 고객수와 약정이 남아있더라도 보상판매를 통해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수 등을 고려해 작년말까지 아이폰5의 수요가 150만~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아이폰5의 판매 추세는 예약 판매가 끝나고 일반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중순께부터 급격히 떨어져 연말에는 출시한 지 석달째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에도 뒤처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갤럭시노트2의 1일 개통대수는 1만7천대 안팎인데 비해 아이폰5는 1만대 수준이다. 작년 9월29일 출시된 갤럭시노트2의 누적 개통대수는 115만대다.
아이폰5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이통사들이 기대하던 `아이폰5 특수`도 없었다.
최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번호이동시장에서는 아이폰5를 출시하지 않은 LG유플러스(U+)만 가입자가 순증했다.
LGU+의 가입자가 5만4천214명 늘어난데 반해 아이폰5를 출시한 SK텔레콤과 KT의 가입자는 각각 2만6천823만명과 2만7천391명 줄었다.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전달에 비해 31.7% 늘어난 116만8천537명이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보조금 조사 이후 얼어붙었던 번호이동 시장을 해빙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서는 아이폰5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로 미국 등 해외에 비해 석달 가량 늦은 한국 판매 시점을 꼽고 있다.
아이폰5는 9월 중순 공개 이후 곧바로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판매가 시작됐지만 국내에서는 출시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담달폰`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애플의 판매 정책상 제조사 보조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이통사가 아이폰5에 공식 보조금 13만원을 지급하기는 했지만 이통사가 추가로 주거나 대리점이 지불하는 보조금은 대부분의 매장에서 찾기 어려웠다.
반면 팬택이나 LG전자 등의 제품은 차기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예전보다 싼 가격에 시장에 나와 적지않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아이폰5는 LTE를 장착한 첫 아이폰이라는 것 말고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줄 만한 혁신적인 기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애플팬`들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이 역시 예전만 같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