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이 2005년 이후 8년 만에 중국계 여성으로 수장을 교체했다.
한국IBM은 신임 사장에 셜리 위-추이(Shirley Yu-Tsui) IBM 성장시장(GMU) 그레이터 차이나 그룹(GCG)의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GBS) 사업부문 총괄 대표를 선임했다고 6일 밝혔다. 이휘성 전 사장은 IBM 성장시장 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IBM의 사장 교체는 IT업계에서 수년 전부터 나돌던 얘기다. 2011년에는 강성욱 전 시스코 아태지역 사장이 한국IBM으로 옮길 것, 한국선마이크로시스템 출신 임원이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등 다양한 얘기가 오갔다. 하지만 중국계 여성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되자 한국IBM 관계자와 업계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2011년 이후 한국IBM의 소프트웨어(SW)를 제외한 하드웨어, 컨설팅사업 부문에서 성장세가 더뎌지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셜리 사장은 GBS 총괄 대표를 비롯해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GTS), 글로벌 프로세스 서비스(GPS), 전략·신규 비즈니스 개발 등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성과를 발휘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학창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셜리 사장은 미국 국적으로 28년 IT업무 중 15년을 아태지역에서 활동했다. 지난 2004년에는 중국 최고 여성 경영인 10인, 2005년에는 중국 IT 서비스 부문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런 그에게 한국IBM의 재도약이라는 중책을 맡기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매출 부진에 따른 인사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한국IBM 측은 “매출이 좋지 않아서 사장이 교채됐다면 이휘성 사장이 영전을 했을 리가 없지 않느냐”며 “매출 부진에 따른 책임성 인사가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한국과 아태 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태어나 아태지역에서 활동해온 셜리 사장은 한국 시장과 문화에 대해서도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고객과 파트너, 한국IBM 직원들에게 친밀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8년간 한국IBM을 이끌어 왔던 이휘성 한국IBM 사장은 본사 발령을 통해 IBM 성장시장의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영전했다. IBM 성장시장은 IBM의 비즈니스 대상국 170여개국 중 북미, 서유럽, 일본을 제외한 140여개국을 아우른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BRICs)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와 동유럽 등이 모두 포함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