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펀미디어와 함께 새내기 취업 준비생을 위한 알짠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코너를 매주 월요일 자에 연재합니다. `취업 스토리` 코너에서는 취업 경험담에서 노하우, 나만의 취업 비법, 대학 생활백서 등 다양하고 알짠 정보를 전달합니다. 새로운 코너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직무 관련 강의를 진행하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취업도 힘든 마당에 무슨 직무 타령인가” 청년 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런저런 직무를 따질 형편이 못 된다는 이야기다. 취업이 먼저고 직무는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잘못된 판단이다. 적성에 맞는 직무를 찾고 이에 맞게 스펙을 쌓아야 하는 것이 경쟁이 치열한 취업 시장에서 생존하는 방법이다. 직무가 중요한 이유는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직무는 직장 생활의 버팀목이다. 직무가 중요한 이유는 `적성에 맞는 일을 해야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근원적 답변일 것이다. 하지만 곱씹어 보면 정말 중요한 물음이다. 본인 기호를 넘어 성공할 수 있게 하는 선결 조건이다. 직무는 힘든 직장생활의 버팀목이다. 이름 없는 지방회사에서 박봉을 받아가며 매일 밤 야근에 시달려도 손에 잡힌 일이 평소 내가 꿈꿔오던 일이고 비전이 있다면 회사생활은 지속된다.
반면 대기업 본사에서 근무하며 높은 연봉을 받고 여유 있는 근무강도를 자랑하는 직장인도 하는 일이 원치 않으며 비전 없는 일이면 회사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 직무는 직장생활을 지속해 주는 산소탱크와 같은 존재다.
둘째는 `미래 로드맵의 기둥=직무`다.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앞으로는 직장인 대부분이 몇 번의 이직을 경험한다. 이직과 직무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아래 나무 그림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 왼쪽 나무는 직무 중심 나무다. 필자가 마케터라면 나는 본연의 직무를 중심으로 업종을 이동해가며 성장할 수 있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대세일 때는 휴대폰 마케팅, 몇 년 후 스마트폰이 시들해지고 전기 자동차 시대가 오면 자동차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한류가 문화 콘텐츠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 미디어 마케팅 부서에서 업무를 볼 수도 있다.
오른쪽 나무는 업계중심 나무다. 필자가 조선(造船)인이라고 가정해 보면 조선업을 근간으로 처음에는 연구개발을 하며 업계 기본지식을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구매 관련 업무를 진행한다. 업계 관련 인맥이 넓어지는 시점에서는 인사채용 같은 직무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럼 두 나무 중 어떤 나무가 경영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정답은 직무 중심 나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사무직이 전문화되고 있다. 과거처럼 두루뭉술하게 S전자 출신, H자동차 출신, K은행 출신을 찾지 않는다. 다른 이유는 경영환경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지금 조선업은 분명 잘나간다. 10년 전에는 어땠을까. 물론 일본이 정상이었다. 그렇다면 10년 후는 어떨까. 필자는 아마도 중국 업체가 1등일 것으로 추측한다. 다시 말해 직무는 유동적인 경영환경 속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미래 로드맵의 기둥이다. 더 쉬운 표현으로 직무는 흥망성쇠 경영 환경 속에서 이직을 수월하게 한다.
셋째는 `취업의 KSP(Key Success Point)=직무`라는 등식이다. 바로 직무 자체가 취업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취업 후 직무를 결정하는 전략은 직무 자체를 모르면 취업의 문이 열리지 않기에 잘못된 전략이다. 실제 사례다.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A학생의 사례다. 재학시절 자신의 전공을 살려 언론고시 합격을 목표로 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고 나를 찾아왔다. 미디어업계만을 두드려 왔기에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A양은 어떤 직무에 도전해야 할까. 우선 이대 신방과를 졸업한 A양은 상장된 모든 기업 홍보팀에 지원할 수 있다. 홍보팀은 무슨 일을 하는 부서일까. 홍보팀은 기업 이미지를 관리하는 부서다. 제품 홍보를 제어하는 업무는 핵심이 아니다.
A기업 홍보팀 제1미션은 반기업 기사가 신문기사에 실리는 것을 막는 업무다. 해당 기업의 신모델이 출시되면 신제품의 호의적인 리뷰 기사가 노출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홍보팀 근무자는 이 때문에 기자와 휴먼 네트워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다면 A학생은 어떨까. 요즘 언론분야에도 여풍이 거세다.
이미 많은 여기자가 현직에 있으며 또 많은 여성 신입기자가 언론사에 진입할 것이다. 본인은 언론사 진입에 실패했지만 A학생 선후배들 인맥은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다. 따라서 A양의 학교와 전공은 홍보팀에서 근무하기에는 매우 적합한 이력이다. 결국 직무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취업의 문을 열 수 있다. 기업은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찾아 헤매고 있다. 부디 많은 구직자들이 깊이 있는 직무분석을 통해 취업에 한 발자국 다가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