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품에 안긴 대우일렉, `재도약` 훈풍 기대감

동부그룹 계열사로 새 출발하는 대우일렉트로닉스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다섯 차례 무산됐던 인수 계약의 실패를 딛고 국내 대기업 전자회사와 결합, 그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동부컨소시엄이 내달 5일까지 대우일렉 인수 대금인 2726억원을 납부하면 사실상 딜은 모두 종료된다. 우리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 측은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 모든 딜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매각이 무산된 별도 인천공장 부지 건도 가능하면 새로운 주인을 찾아 내달께 대우일렉 매각 건과 함께 매듭짓는다는 계획이다. 인천공장 매각 규모도 1000억원대다.

채권단 측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내부에도 일부 잡음이 있지만, 이번에 모든 것을 정리하자는 목소리가 더 높다”며 “매각 대금 납부가 약간 늦어지더라도 동부가 자금 동원력은 물론이고 인수 의지가 강력한 만큼 딜은 문제없이 마무리될 것이다”고 전했다.

대우일렉은 국내 기업의 인수로 인한 국내외 사업 확대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지역은 물론이고 노조도 반색을 하고 나섰다. 재계순위 20위권의 동부그룹이 인수에 적극적이고 본격적 기술 개발 및 마케팅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 부문은 꾸준한 마케팅이 이어져야 하는데, 워크아웃으로 인해 제대로 비용 집행을 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대우일렉은 지난해 세계 최초 벽걸이 미니세탁기를 내놓으며 3년 만에 처음 TV광고를 했다.

동부그룹이 B2C 위주가 아닌 국내 대형 B2B 기업이라는 것도 향후 투자 전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과거 인수 의사를 타진했던 일렉트로닉스나 대형 가전회사 메이커에 매각됐다면 생산 공장이나 일부 서비스 영업망을 제외하면 구조조정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대우일렉은 1990년대 말 1만2000명에 이르던 직원 수가 세 차례의 구조조정을 통해 14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대우일렉이 해외 지명도가 높은 만큼 당장의 사명 변경이나 경영진을 제외한 조직 개편의 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던 직원들도 해외 기업이 아닌 국내 대형 전자회사라는데 수차례 겪은 매각 실패 건을 오히려 `전화위복`처럼 느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우일렉은 그 동안 인도 가전업체 비디오콘이나 이란의 엔텍합그룹 등 해외 기업의 인수 제의로 인해 `기술 유출` `헐값 매각`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대우일렉 가전제품의 주요 수출 시장이 북미, 유럽 등지로 확대하는 상황에서 이란계 업체의 인수 시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관계자는 “딜이 마무리되는 대로 동부와 대우일렉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국내외 브랜드 전략부터 새로운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