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김천시 소재 한 태양광 발전소. 이 발전소는 기록적인 한파와 연일 쏟아지는 눈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발전소 측은 “강설량에 따른 제설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 하루이상 눈이 녹지 않을 정도로 쌓이면 제설 작업을 한다”며 “10㎿이상 규모 발전소에 모듈이 보이지 않을 만큼 눈이 쌓인다고 가정하면 제설작업 비용으로 적어도 400만원 이상 발생한다”고 말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업계가 폭설에 따른 제설작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태양광 모듈은 손상을 우려해 눈이 자연스럽게 녹을 때까지 놔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예년에 비해 강설량이 늘어 제설작업 없이는 전기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다. 이는 매출하락으로 이어진다.
모듈 위에 눈을 치우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18㎿규모의 이 발전소부지는 축구장 면적의 80배에 달하는 57만㎡. 스크래치 등 외부 손상을 우려해 제설작업은 사람이 직접 한다. 추운 날씨 때문에 작업 시간도 오전부터 점심 전후로 제한한다. 지상 2m 높이의 모듈 위 눈을 쓸어내리기 위해 길이가 늘어나는 특수 밀대도 고안했다.
면적이 넓고 작업이 고된 탓에 지난달 이틀 동안 내린 눈을 치우는데 5일을 소요했다. 회사 인력이 모자라 외부에서 15명의 인력을 고용했고 제설작업 비용으로 700만원을 지출했다.
현재 국내 태양광 발전소 설치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690㎿규모다. 기상이변에 가까운 폭설이 잦아질 경우 유지보수 비용 증가 또한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태양광발전소는 기획 단계부터 눈, 비, 일조시간을 고려해 발전효율을 산정한다. 자연현상에 대한 전력생산 손실도 예상한다. 하지만 일조시간이 3.9시간 정도인 국내 현실에서 강설이 야기하는 발전효율 저하는 태양광 사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형근 건국대 교수는 “태양광모듈에 눈, 먼지, 모래 등 이물질이 쌓이면 그림자효과가 발생해 발전효율 저하는 물론이고 수명도 단축 된다”며 “기획단계부터 입지조건을 면밀히 따지지만 20년 이상 수명이 지속되는 발전소 특성상 이상기후로 예상치 못한 변수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