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외국인 연구단장 선임 논란 확산 조짐

과학비즈니스벨트 연구단장 선임 과정에서 GIST가 포기해 논란을 일으켰던 외국인 후보자를 KAIST가 재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정서상 후보자 도덕성 논란의 여지가 있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본지 1월 11일자 23면 참조

이와 함께 과학벨트 연구단으로 선정된 또 다른 2개 대학 2명의 외국인 연구단장 연봉 협상도 도마에 올라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래저래 연구단장 선정에 `스타일`을 구겼다.

15일 과학기술계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GIST와 계약이 최종 결렬된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미국 브룩헤이븐연구소 연구원을 KAIST가 과학벨트 연구단장 후보로 검토 중이다. 세메르치디스 연구원은 연구주제 선정, 연구단 인력구성, 세부과제별 연구비 등을 위해 지난해 말 대전을 방문했고 국제의료보험에도 가입하는 등 한국행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GIST가 2년 넘게 공들여 발굴한 세메르치디스 연구원을 다른 지역 다른 기관이 다른 조건으로 영입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국내 정서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GIST는 세메르치디스 박사가 2차 오퍼를 받은 후 곧바로 미국 브룩헤이븐 측에 카운터 오퍼(연봉협상)를 진행하면서 상호 신뢰가 깨져 최고 1000억원의 국비가 지원되는 연구과제를 맡기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했다.

복수의 KAIST 관계자는 “KAIST가 3개의 과학벨트 연구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물리학과는 아직까지 연구단이 없어 자존심이 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급해진 KAIST가 조바심을 내며 세메르치디스에게 구애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하웅 KAIST 물리학과장은 이에 대해 “검토단계”라고만 얘기하고 수업시간을 이유로 급히 전화를 끊었다.

일부에서 세메르치디스를 처음 추천했던 서울대 모 원로교수와 IBS 고위 경영진이 서울대를 나온 동문이어서 GIST 영입이 불발되자 다시 추천하는 등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대 원로 교수는 세메르치디스 연구원과 연구에 보조를 맞춰와 유대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다른 2명의 외국인 연구단장 연봉 협상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연구단장이 선정됐지만, 아직까지 정식 계약은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세메르치디스 박사외에 가브리엘 애플리 칼리지 런던 교수와 스티브 그래닉 일리노이대 교수를 각각 UNIST와 이화여대 연구단장으로 선정했지만, 계약은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이미 사업을 시작한 국내 연구단과 대조를 이뤘다.

이들은 연봉 외에 가족 이주비, 연금지원, 자녀 학자금 등을 아직까지 매듭짓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외국인 단장 연봉은 5억원 내외로 파악됐다.

기초과학연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세메르치디스 박사는 GIST와 계약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IBS의 공식절차를 거쳐 선정된 연구단장 지위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며 “협상은 계약 당사자가 하는 행위이므로 조건만 맞는다면 다른 기관과의 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