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이 본사 지방이전에 애를 먹고 있다. 주요 에너지 공기업이 신규 사옥 착공에 나서는 등 순조롭게 이전작업을 추진하는 반면, 사옥 매각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15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내년 지방이전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경기도 용인시 수지 소재 본사사옥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과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에 의해 2014년 12월까지 울산으로 본사를 이전해야 한다. 공단은 당초 현 사옥 매각대금으로 신규 사옥 건설에 나설 계획이었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사옥 매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지난해 10월 용인시로부터 교육, 병원, 공연장 등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받았지만 매입 의사를 전해온 매수자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텔 등 그나마 수요가 있는 시설이 들어설 수 없고 부동산 침체로 매수자마저 줄어든 것이 매각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현재 울산에 신규 사옥 건설을 위한 부지만 매입해 놓은 상태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본사 사옥 매각 대금으로 신규사옥 건설에 나서야 하지만 매각이 늦어지고 있어 자칫 일정에 차질에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신규 사옥 건설 일정이 늦어질수록 부지매입에 들어간 자금의 금융비용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공단의 지방 이전은 현재 지식경제부 산하 주요 에너지 공공기관이 비교적 순조롭게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6개 발전사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은 이미 신규 사옥 착공에 들어가는 등 이전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이들 공기업은 자체 사업을 통한 자금 운용이 가능하지만 에너지관리공단은 정부 출연기관으로 사옥 매각 외에는 신규 사옥 착공에 나설 자금을 마련할 수 없다.
나용환 에너지관리공단 부이사장은 “내년 말까지 울산 이전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사옥 착공을 빠른 시일 내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옥 매각을 통한 이전만이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에 매수의향을 보이는 수요자를 상대로 홍보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
최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