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만에 끝났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달 4일 인수위원 구성을 마친 후 11일 만에 정부 부처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한 각 부처 업무보고가 채 절반도 끝나기 전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당초 인수위 안팎에서는 조직개편안 발표가 이번 주말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 인수위가 역대 정권에 비해 뒤늦게 인수위원 구성을 마친데다 모든 과정에서 신중의 신중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인수위가 당선인에게 조직개편안을 보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갑자기 속도를 높였다. 여러 경로를 통해 설익은 조직개편 시나리오가 나오자 전반적인 내용을 빨리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인수위 내에서 제기됐다. 국민들에게 기본적인 개편 방향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혼란을 줄이고, 이해 당사자인 부처 공무원과 산하기관, 관련 산업계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미 한달 여 전부터 개편 범주에 포함된 부처 공무원들은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해당 업무 이관은 물론 소속 부처도 바뀔 수 있는 터라 둘 이상만 모이면 부처 개편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지난 주말 A부처 직원은 “일선 공무원들이 조직개편 방향을 예측할 수 없으니 그저 기다리고 있다”며 “이왕이면 하루라도 빨리 조직개편안이 확정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 조직을 먼저 장악하려는 당선인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개편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자 일부 부처에서 조직을 지키려는 `부처 이기주의`가 나타났다. 당선인으로선 이같은 부작용을 조기에 진화하고 미리 세운 국정방향에 맞춰 신속한 조직 정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아울러 조직 개편을 서둘러 마무리한 후 여유있게 내각 참여 인사를 선정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됐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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