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딴씨 집안 오형제가 살았다. 첫째는 딴생각이고 둘째는 딴 짓이다. 셋째는 딴전이고 넷째가 딴죽이며 막내가 딴말이다.
첫째 딴생각은 언제나 형제들의 생각과는 판이하게 다른 생각, 생각지도 못한 생각을 하면서 정상적인 사람 의견에 몰상식할 정도로 돌발적인 행동을 한다.
둘째 딴 짓은 형제들과 무슨 일을 할 때마다 그 일에 몰입하지 않고 언제나 딴 짓을 하면서 자기 세계에 빠져 산다. 딴 짓은 첫째가 하는 딴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딴생각을 근간으로 보통 사람들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딴 짓을 일상생활로 즐기면서 언제나 삶을 즐기며 살아간다.
셋째 딴전은 하루를 엉뚱한 짓으로 시작해 엉뚱한 짓으로 끝맺는다. 본래 딴전은 `다른(딴)` `전`에서 온 말이다. 여기서 `전`이란 물건을 사고파는 가게를 말한다. 자기 `전`은 보지 않고, 즉 자기 장사는 하지 않고 남의 `전`이나 봐주고 다른 장소에 가서 다른 짓을 하는 것을 다른 전을 본다고 한데서 유래했다. 이 뜻이 조금 달라져서 무슨 일에 있어서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이 딴말이나 엉뚱한 말을 할 때에 `딴전 부린다` 혹은 `딴전 피운다`라고 말한다.
넷째 `딴죽`은 언제나 남의 말에 시비걸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딴죽이라는 말은 본래 씨름이나 태껸에서, 발로 상대편의 다리를 옆으로 치거나 끌어당겨 넘어뜨리는 기술을 의미하거나 이미 동의하거나 약속한 일에 대하여 `딴전`을 부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딴죽은 누군가 죽을 먹고 있으면 왜 그 죽을 먹느냐, 다른 죽은 왜 안 먹느냐고 계속해서 딴죽을 건다. 딴죽은 형제끼리 약속해놓은 것도 일방적으로 지키지 않고 딴죽을 치기 일쑤여서 형제간에도 왕따를 자주 당한다.
막내 딴말은 딴소리를 자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딴소리는 주어진 상황과 아무런 관련 없는 말이거나 미리 정해진 것이나 본뜻에 어긋나는 말을 지칭한다. 딴말도 형제간의 신뢰를 무너뜨려 우애를 해치는 주범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딴생각을 하면서 세상 사람이 놀랄만한 딴 짓을 할지언정 딴전을 피우거나 딴죽을 걸면서 딴말이나 딴소리를 하면서 욕을 얻어먹어서는 안 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