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축전지를 묶어 전력 수급을 조절하는 관리시스템을 개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다. 그간 파나소닉, NEC 등도 개별 축전지를 출시한 적은 있지만 이를 묶어 시스템화 한 것은 도시바가 세계 처음이다. 향후 이 사업 모델을 전력 회사에 팔거나 신흥국에 수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도시바가 지난해 3월 배터리 전문 전시회 `배터리 재팬`에 출품한 축전 시스템. 일반 가정에서 쉽게 쓸 수 있도록 배터리 위에 전력제어장치(PCS)를 달았으며 디자인도 에어컨과 비슷하게 만들었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1/16/380414_20130116160702_022_0001.jpg)
16일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가 이달부터 요코하마에서 축전지 관리시스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2년 뒤 확실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시범서비스에는 소니, 샤프 등 요코하마에 위치한 동종 IT업체도 참여한다. 각 사가 보유한 건물과 4개 사택에 축전지를 배치하고 실증실험을 벌일 예정이다.
도시바의 축전지 관리시스템은 인터넷 원격 조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매일 기상 데이터를 분석해 전력 수요를 예측, 여름철 낮 기온이 높아질 경우 야간 전력을 완충하고 전력 수요가 최대인 낮 시간에 방전시킨다. 수십만 가구의 축전지도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도시바는 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향후 전력 회사 등에 자사 축전지와 함께 사업 모델로 팔 예정이다. 전력회사는 소비자 가정에 축전지를 자유롭게 배치하고 이용하는 조건으로 전력 요금의 기본요금 인하 등을 제시할 수 있다. 만성적인 전력 부족에 시달리는 신흥국에 관련 시스템을 파는 것도 가능하다.
일본 정부는 현재 축전지 구입비의 3분의 1을 보조하고 있다. 표준 가정에서 필요한 5킬로와트(㎾) 축전지 가격은 약 100만원 정도지만 7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일본 정부는 향후 20년간 축전지 가격을 현재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일본 축전지 출하(방전)량은 2011년 사용량의 20배로 확대된다. 도쿄 시내 전력의 20% 정도를 충족할 수 있는 거대한 축전지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전력 회사가 자유롭게 조달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향후 설비 투자에 들어갈 비용도 대폭 줄어든다. 소비자에겐 전기료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