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자 부처 간 희비가 극명하게 갈라졌다. 박근혜 당선인 표 `깜짝 발표` 답게 반색하는 부처가 있는가 하면 애써 표정관리 하는 부처, 당혹스러운 나머지 허탈해 하는 부처 등 각양각색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꼭 필요한 부분만 최소화했다고 하지만 조직이라는 게 한 번 손대면 도미노 식으로 확대되듯 실국단위 이하 조직까지 깔끔하게 정리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이 남아 있다. 당장 야당 국회의원은 관례인 협의 과정이 없었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야 박 당선인 구상대로 정부조직 개편을 위해 곧 의원발의 형태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하겠지만 야당 반발로 국회처리가 호락호락할 것 같지는 않다. 더욱이 부처 업무보고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새 조직 개편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설익은 안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입안하는 과학기술과 상대적으로 중단기 효과를 목표로 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업무를 한 군데 모은 것은 다시 한 번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그 만큼 실국단위는 물론이고 과 단위 조직까지 매끄럽게 조정하려면 깊은 협의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자 벌써부터 막강한 힘을 쥐게 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새로 짜는 조직의 성공 여부는 인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로 다른 성향의 부처에서 업무를 수행해 온 조직이 허니문 과정을 거쳐 화학적 결합에 성공할 수 있는 기관장이 필요하다. 당선인이 그토록 강조해 온 대통합과 국민행복,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새 정부의 첫 인사는 앞으로 5년, 나아가 10년, 50년 이후의 대한민국 미래를 좌우할 초석을 놓을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