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1/18/380957_20130118132423_439_0001.jpg)
“자동차 전공자는 전자를 모르고 전자 전공자는 자동차를 모른다.”
자동차 업계가 통합형 인재 가뭄에 시달리면서 쏟아내는 푸념이다. `스마트폰에 바퀴 달면 자동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동차의 전자화가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지만 두 산업을 동시에 아는 인재가 부족해 연구개발(R&D)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전자산업이 발달한 탓에 공대에 전자·전기 인력이 가장 많다”면서 “이들이 자동차를 정말 모른다”고 우리나라 공대 교육의 편중성을 지적했다. 그는 “가전제품이야 고장 나면 고쳐주면 그만이지만 자동차가 사고 나면 인명이 훼손될 수도 있다”며 전자·전기 전공자가 쉽게 자동차에 손댈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학과장으로서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를 이끌며 이 같은 문제점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와 협력해 내년 말까지 가칭 `정몽구 연구센터`를 짓기로 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양대 자동차과는 교육과정에서 전자·전기와 기계(내연기관, 열역학 등)의 비중을 동등하게 배정했다.
선우 교수는 “이처럼 자동차과에서 전자와 자동차를 골고루 가르치는 대학은 세계에서 우리뿐”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몰린 독일 수트트가르트 공대도 자동차에 편중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생 40명 전원이 4년 전액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우수해 취직은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미래가 보장된 미국 GM 연구원직을 미련 없이 버린 선우명호 교수는 1992년 귀국해 한양대에 자동차과를 만들었다. 그만큼 자동차 인재 배출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자동차공학회 석좌회원에 선정됐고 2009년엔 한국자동차공학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연구성과와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기업이 당장 필요한 실용기술을 원한다고 해서 정부가 R&D 5개년 계획을 짜고 있는데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적어도 20년 앞을 내다본 전략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정부의 미래지향적 시각도 당부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