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없는 알뜰폰 바람 "이유는…"

지난 2012년 5월 이후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되었지만 막상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저가 단말기는 드물었다. 삼성전자가 자급제 단말기를 2종 내놓은 것이 고작인데다 이마저도 구입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올 1월부터는 아이리버, ZTE 등 여러 회사가 약정 없이 쓸 수 있는 저가 단말기를 내놓고 있다. 편의점도 해외에서 쓸 수 있는 듀얼심 피처폰을 판매한다.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저가폰은 특정 국가 유심만 쓸 수 있는 ‘컨트리락’, 특정 통신사 유심만 쓸 수 있는 ‘캐리어락’(타사이동제한)이 해제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국내뿐 아니라 해외 통신사 선불 서비스도 저렴하게 쓸 수 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찾기 힘들어진 3G 스마트폰을 찾던 소비자에게는 희소식인 셈이다.

◇ 3G 스마트폰이 14만원? = 아이리버(www.iriver.co.kr)는 지난 10일 보급형 스마트폰 ‘울랄라’(ULALA)를 출시했다. ARM 코어텍스 A5 800MHz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3.5인치 320×480 화소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 2.3.5(진저브레드)를 쓴다. WCDMA 뿐만 아니라 GSM 유심 슬롯도 갖춰 해외에서 쓰기도 편리하다. 가격은 14만 8,000원대로 국내 자급제 스마트폰 중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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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높은 성능을 원한다면 ZTE 스마트폰에도 눈을 돌려볼 만하다. 엔씨디지텍(www.ncdigitech.com)은 지난 9일부터 ZTE가 제조한 스마트폰 ‘Z폰’ 판매에 들어갔다. 1GHz 듀얼코어 AP, 4인치 800×480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운영체제로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샌드위치)을 썼다. 저장공간은 2GB이며 MP3·WMV·H.264 미디어 파일도 재생한다. 전국 TGS를 통해 1년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가격은 23만 9,000원선.

◇ 해외판 국산 스마트폰 “잘 팔리네” = 가짓수가 많지 않은 자급제 단말기가 불만이라면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해외에 출시한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해외에 출시됐지만 한글을 읽고 쓰는데 지장도 없다. 해외 스마트 기기 전문업체 익스펜시스(www.expansys.co.kr) 박선미 부장은 “2012년 5월 단말기 자급제 시행 이후 9월 한국지사가 설립되면서 국내 매출이 매달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지난해 하반기에 가장 많이 판매한 스마트폰은 1위가 아이폰5, 2위 갤럭시노트2, 3위는 갤럭시탭 7.7이었다. 박 부장은 “아이폰5 국내 출시가 계속해 지연되면서 해를 넘기기 전에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갤럭시노트2는 국내판과 해외판 사이 가격차이가 30만원이상 발생하면서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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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장은 “국내 미출시 모델인 LG전자 옵티머스 L3는 13만 원대로 매우 저렴하지만 스마트폰을 처음 쓰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옵티머스 L7은 4.3인치 노바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두께도 8.8mm로 휴대하기 좋다. 가격도 21만 원대로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판 스마트폰을 구입할 경우 국내 제조사에서 수리받기는 어렵다. 생산라인과 부품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박선미 부장은 “익스펜시스는 자체 A/S를 통해 불량제품은 2주 이내 접수 시 교환이 가능하며, 고장 시 3개월 내 무상 수리·1년간 유상 수리를 지원하고 있다. 기간은 최소 2주 가량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 중고폰에 알뜰폰 유심 꽂으면… = 전화통화·문자만 이용한다면 중고 휴대전화에 알뜰폰(MVNO) 유심을 꽂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요금제는 선·후불등 다양하며 한 달 기본요금이 3,000~5,000원에 불과해 통화량이 많지 않을 경우 유리하다.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해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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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008년 7월 이전에 출시된 3G 휴대전화는 다른 통신사 유심을 꽂을 경우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캐리어락이 걸려 있다. MVNO 사업자가 빌려쓰는 이동통신망에 따라서는 아예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서비스 가입 전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3G 유심을 바로 꽂아 쓸 수 있는 초저가 피처폰도 구입할 수 있다. 프리피아(www.prepia.co.kr)는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인터넷과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을 통해 피처폰 ‘세컨’을 판매하고 있다. 전화·문자·MMS를 주고받을 수 있고 컨트리락·캐리어락이 걸려있지 않아서 국내·해외 어디서나 쓸 수 있다. MP3·라디오 재생도 가능하다.

국내용·해외용 유심을 각각 1개씩 총 2개 꽂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유럽 등 GSM 선불유심이 흔하게 팔리는 해외에서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 가격은 1만원 상당 선불 유심을 포함해 8만 4,900원이나 현재는 일시 품절된 상태다.

◇ 자급제폰·알뜰폰 바람 더 거세진다 = 이처럼 자급제폰·알뜰폰 바람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가 현재 시행하는 ‘위약금3’ 제도는 번호이동이나 해약시 그동안 할인받은 혜택을 모두 반환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 한 예로 KT가 ‘위약금3’ 제도를 시행하기 직전인 1월 7일~9일 무렵에 번호이동·신규가입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LTE폰·고가폰 일색인 이동통신 시장도 그 이유로 꼽힌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LG전자·팬택·애플 제품으로 굳어진 상태이며 3G 스마트폰을 찾기 어렵다. 지금까지는 고가·고기능 LTE폰이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MVNO 서비스와 결합한 자급제 스마트폰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