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형 난방가전에 소비자 지갑이 열렸다. 기록적인 강추위와 에너지 위기, 전기요금 인상 등이 맞물린 결과로 예년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올 겨울 고가 난방 가전 판매가 급격히 늘었다.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제품 가격이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는 심리가 확산된 것이다. 경기 불황으로 전체 소비는 위축됐지만 난방가전은 오히려 프리미엄 시장이 열린 것이다.
옥션은 지난해 12월 난방가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지난 해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올 겨울 난방가전 판매가 22% 늘었다.
이 중 에너지 절약형 난방가전 판매량 증가폭은 더 크다. G마켓은 온수 순환 방식으로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온수매트의 최근 한 달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온수매트는 20만~30만원대로 일반 전기매트보다 비싸지만 소비 전력을 70%까지 절약할 수 있다.
유통업계는 그동안 저렴한 전기 난방가전이 가격, 편리함 등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난방비 부담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가 고효율 난방기기 구매를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다. 업계는 전기료 인상이 시행되며 이번 겨울 고가 에너지 절약형 난방기기 판매는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화목 난로를 찾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비싼 전기 대신 전통적인 방식의 난방을 다시 선호하는 것이다. 옥션이 판매하는 `펠렛 난로`는 100만원대로 가격 부담이 크지만 펜션이나 농가가 있는 교외 지역 거주 고객에게 인기다. 연료로 쓰이는 펠렛은 기름 히터 대비 60% 이상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김문기 옥션 가전팀장은 “고물가로 인해 저렴한 난방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었던 예년과 달리 올 겨울은 가격이 비싸지만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형 난방 가전이 각광받고 있다”며 “에너지 절약형 난방기기도 특성따라 장·단점이 있는 만큼 집, 사무실 등 장소에 따라 유지비, 연료비 등을 고려해 적합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