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자동차 시장에서 고부가가치의 해법을 찾고 있다. 자동차 내부 조명은 이미 LED로 상당부분 교체됐다. 휘도가 높은 전조등(헤드라이트)도 LED 램프를 채택하는 비율이 늘었다. LED 업계는 그동안 고군분투했던 LCD 백라이트유닛(BLU)과 조명 시장에서 확장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1/21/382180_20130121144035_300_0001.jpg)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급 자동차 전조등에 쓰이는 LED 모듈의 개당 가격이 1만5000원 선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LED 최대 수요처인 LCD BLU용 모듈은 개당 300원 내외다. 50배 비싼 가격이다. 형광등(할로겐램프) 대체형 LED와는 많게는 15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보통 자동차 헤드라이트 하나에 쓰이는 LED는 40개로, 차량 한 대당 80개씩 쓰인다.
가장 수요가 많은 42인치 에지형 LED TV에 소요되는 LED 모듈 가격은 300원 내외이고 보통 90~100개를 쓴다. 자동차 전조등용 LED 두 개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조명용은 밝기 등급에 따라 100~2000원까지 다양하지만 가격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자동차 부품은 대수가 적지만 수익성이 좋고 한 모델에 채택되면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기술 기준이 까다로워 진입 장벽도 높다. 전조등용 LED는 한 쪽당 2000루멘(lm) 이상 고휘도를 요구한다. 5만 시간 이상의 수명을 보장해야 하고 섭씨 영하 40도와 영상 120도 사이에서 견뎌야 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내구성이 좋은 LED 램프를 쓰는 게 기존 할로겐·제논 램프보다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아직까지 LED 전조등을 사용하는 차량은 전체 판매 모델 중 1%정도에 불과하지만 럭셔리 모델을 중심으로 점점 채택 비율이 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신형 에쿠스, 제네시스, K9에 LED 전조등을 장착했다. 외산 자동차 업체도 새로 출시하는 럭셔리 모델은 LED 램프를 쓴다. 시장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언리미티드에 따르면 세계 전조등용 LED 시장은 오는 2016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차량 내 실내등·안개등·침슬(CHMSL, 뒷면 중앙에 별도로 부착하는 정지등)·후미등도 빠른 속도로 LED 램프로 대체되고 있다.
지금까지 차량용 LED 시장은 오스람·필립스·루미레즈 등 외산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반도체·루멘스 등이 실내등·안개등·침슬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자동차용 LED 매출이 점점 늘고 있다”며 “제품이 헤드램프에도 일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