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비 인상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상자 당 500원 내외의 단가 인상카드를 들고 나왔다. 다른 택배업체들도 요금 인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이런 움직임에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유통업체다. 택배 업계는 인상 시점을 신규 계약이나 계약 갱신으로 말하지만 유통사는 이후 있을 가격 인상 폭을 걱정한다. 택배비 인상은 유통업계 원가 상승요인이 되고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택배 업계도 이러한 부담을 안고 새로운 계약 시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곧 다가올 설 준비에 분주한 이가 많다. 차례상부터 감사 선물까지 준비에 바쁘다. 이 기간 동안 소비자 불만 사항은 늘어난다. 늦어지는 배송 시간과 낮아지는 서비스 질에 고객은 불만이 가득하다.
지난해 택배 업계엔 차량 증차부터 여러 이슈와 함께 택배기사 처우 문제도 등장했다. 명절에는 자정까지 배달 업무에 투입되지만 평균 18시간 근무에 월급은 200만원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된 근무 환경에 신규 인력은 뽑히지 않고 나가는 이들은 늘고 있어 근로 환경은 악화된다.
작년 `카파라치`로 홍역을 앓은 자가용 택배 차량의 영업용 전환 문제도 아직 해결 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부족한 택배 차량 증차는 결정됐지만 지난해 끝날 것 같던 세부사항 논의는 새해가 되도록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물건을 받는 고객들은 불편하다. 택배 차량이 모자라고 배달 인력이 부족해 고객에게 물건 배송은 늦어진다. 물건을 전달하는 배송기사의 서비스 질도 전체 배달을 소화하기에도 부족한 시간 압박 속에 좋아질 리 없다. 소비자는 택배회사에 불만을 느끼는 동시에 물건을 산 유통사에도 불만을 토로한다. 결국 한 고객은 택배, 유통 모두의 고객이다. 온라인 유통이 성장하며 택배가 성장한 것처럼 둘은 뗄 수 없는 관계다.
택배비 인상 움직임도 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택배사와 유통사는 택배비 인상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줄 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택배사는 인상을 통한 이익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택배기사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 유통사도 가능한 범위를 조절하며 그 속에서 고객 혜택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