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내수 정체…제조사·유통점 전략이 최우선이다!

내수 가전유통 시장이 지난해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조적 내수 가전시장 침체를 염두에 둔 제조사와 유통전문기업의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가전내수 정체…제조사·유통점 전략이 최우선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인구 수 정체를 겪고 있다. 왠만한 가전제품은 가정 내 구비된 상태다. 특별한 제품이 아니라면 큰 신규 수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TV와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 가전의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택경기까지 부진하다. 스마트폰은 여러 기능을 통합하면서 MP3와 디지털카메라·네비게이터·전자사전 등 소물(소형가전) 시장까지 잠식하기 시작했다. 이런 융합형 제품도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제조사, 수출과 틈새시장 대응해야

내수 가전 시장위축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은 괜찮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0조가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내수 이외에 해외시장에서 강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제조업체도 내수에 국한된 사업만으로는 어렵다. 창업과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미리 `수출`을 염두에 둬야 한다.

내수 가전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거의 장악하다시피 했다. TV에서 두 회사의 내수 점유율은 98%에 달한다.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품목보다는 틈새형 아이디어 제품으로 승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2013년 CES2013에서 최고혁신상 2개 제품을 받은 모뉴엘은 대기업과 직접 대척하지 않는 아이디어형 제품전략, 수출중심의 사업구조로 지난해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차량용 블랙박스는 아직까지 해외에는 도입된 국가가 적다. 스팀청소기나 녹즙기 등 한국형 제품도 해외 전략 제품화하는 방안도 논의가 필요하다.

대기업인 삼성·LG는 같은 제품이라도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이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유통, 전략이 중요하다

내수 시장 파이가 커지지 않는다면 가전유통 전문점도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 롯데하이마트는 2년 전부터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을 타진했지만 인수합병(M&A) 등을 거치면서 사업을 진척하지 못했다. 롯데마트나 이마트 등의 해외 진출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프라자는 지난해 `갤럭시 시리즈`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모바일숍 확대전략을 펴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실적은 다른 경쟁사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른 가전전문매장도 모바일기기 위주의 대응을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판매 이외에 기기 렌털 사업 등도 늘어날 수 있다.

체험형 매장을 늘리고, 각 기기의 연결성을 강조하면서 단품이 아닌 제품군을 판매하는 전략도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과 LG가 지난해 하반기 오픈한 `강남본점` 형태의 지역 랜드마크형 플레그십 점포도 보다 늘어날 예정이다.

가전유통 전문점 관계자는 “그동안 가전양판점은 비슷한 시기에 동시 세일에 돌입하고, 점포수를 확대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유사한 영업 방식을 택해 왔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VVIP`마케팅 강화, 주요 고객에 대한 맞춤형 영업 등 차별화된 전략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