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 국민의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해 표본DB를 구축했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 따르면 가입자의 진료내역, 검진결과, 거주지 및 보험료, 요양기관정보 등을 바탕으로 층화계통추출 방법을 통해 전 국민 건강정보를 대표하는 연구용 표본 DB를 구축하였다고 밝혔다. 이 DB는 개인식별은 되지 않는다.
표본 DB는 지난 2012년 7월부터 12월까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책임연구원: 이준영 교수) 산학협력단의 연구를 통해 구축하였으며, 2002년도 대상자를 기준으로 2010년까지의 건강상태, 의료이용과 사망까지의 내용이 포함된 9개년 코호트로 구성되어 있다.
구축된 자료는 성별, 연령별, 소득분위별 등으로 구분하여 추출된 국민건강정보를 대표하는 약 100만명의 `표본 코호트 DB`, 크론병 등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3개의`희귀질병 DB`, 2001년부터 2010년까지 5번의 건강검진을 모두 받은 수검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DB`등 3종이며, 개인정보를 제외한 진료내역, 검진결과 등이 포함된다.
이번 표본DB 구축은 방대한 건강보험 자료를 표본 형태로 구축하여 자료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보건·의료분야의 과학적 근거생산을 활성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자료의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건보공단 측은 설명했다.
그동안 건보공단은 전 국민의 진료내역, 검진자료, 거주지 및 보험료 등 질적으로 우수한 자료를 국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다. 그러나 자료가 방대하고 개인정보보호 문제 등으로 연구자의 접근과 활용이 제한적이어서 해당 자료들을 활용한 공익적 연구는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건강보험 자료가 보건·의료분야에 관한 국가 정책의 수립뿐만 아니라, 각종 학술연구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건보공단이 보유한 자료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자료를 연구용으로 공개하고자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대만 등 해외에서는 일반연구자들이 보건·의료분야 등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표본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구축된 표본DB는 학회와의 협력, 심포지엄 등을 통한 검증을 거쳐 학술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구축한 표본DB는 9년간의 질병정보, 진료내역 등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구·사회학적 정보에 기반을 두고 정교한 표본 추출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대만 등 유사 DB에 비해 대표성이 높고, 장기적인 검진 효과 등 연구에 활용가치가 높다. 우선 약 100만명의 `표본코호트DB`를 학회와의 검증작업을 거친 후 공익연구목적에 한하여 심의·제공될 예정이며 `건강검진DB`도 단계적으로 제공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표본DB는 보건학·의학뿐만 아니라 사회학·경제학적인 측면에서도 정책개발을 위한 기반이 됨은 물론, 동 DB의 활용을 통해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