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 HVDC 기술이전 사업자 선정

LS산전이 효성과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확보 경쟁에서 승리했다. 국가 전력망 사업을 포함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한국전력과 알스톰의 조인트벤처인 KAPES는 22일 이사회에서 알스톰의 전류형 HVDC 제작기술 이전 우선협상 대상자로 LS산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은 효성과 LS산전의 생산공장 실사 등의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 HVDC는 고전압의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해 송전하는 기술이다.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는 국가 간 송전은 물론이고 신재생에너지원과의 연계성도 뛰어나다. 세계 시장 규모는 약 4조원대지만 2020년에는 7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S산전의 사업자 선정은 실증사업 경험과 밸브 기술 확보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LS산전은 2011년 총 11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업계 최초로 HVDC 생산기지를 부산에 구축했다. HVDC의 핵심 구성장치인 밸브·제어기·변압기 중 이 공장에서는 `사이리스터 밸브` 생산이 가능하다. 사이리스터 밸브는 교류를 직류로 또는 직류를 교류로 변환한다. 이를 바탕으로 LS산전은 제주도에 80㎸급의 직류전압을 송전하는 HVDC 실증단지를 구축 중이며 올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LS산전은 알스톰으로부터 대용량의 변환용 변압기·HVDC 밸브 모듈·제어시스템 등의 제작 기술을 단계적으로 전수받게 된다. 신동혁 LS산전 실장은 “2009년부터 제주실증사업과 부산에 HVDC 전용 공장 세우는 등 오랜 시간 준비해온 노력에서 비롯됐다”며 “기술 도입을 성실히 수행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스톰 기술 도입은 해외 시장 경쟁력과 완벽한 기술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알스톰의 HVDC 제작기술만 이전받을 뿐 설계기술은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세계 HVDC 시장이 알스톰의 전류형방식이 아닌 전압형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전류형 방식의 HVDC는 향후 해외시장 진출에 제한적일 수 있어 전압형 기술 확보와 함께 전류형 기술 고도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제작기술만 받는 만큼 설계기술 등의 추가 기술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효성은 주력인 HVDC 대용량의 변압기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전압형 기술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HVDC형 해상풍력발전시스템(5㎿급) 완성을 앞두고 있는데다, 이달 초 지식경제부의 `해상풍력 연계용 20㎿급 전압형 HVDC 연계 기술개발` 과제 개발자로 선정됐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은 이번 선정 결과와 관계없이 그동안 진행해온 HVDC 기술 개발과 사업기회 모색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향후 4년간 전압형 HVDC 기술개발에 약 5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