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누누이 밝힌 “창의력과 상상력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에 정부 세부 조직 개편의 답이 이미 들어 있었다.
22일 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정부 조직개편 후속 조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 과제를 전담시킨다는 당선인의 뜻을 그대로 담았다.
◇미래창조과학부, 중추 부처 위상 재확인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 ICT 복수 차관제로 운영된다.
기존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지식경제부 등으로 분산됐던 연구개발(R&D)은 물론이고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등이 맡았던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CPND) 생태계 관련 업무를 모두 흡수한다. 지경부 ICT뿐 아니라 신성장동력 발굴 기획 업무까지 이관받는다.
말 그대로 미래를 준비하는 모든 영역을 끌어안게 됐다. 기초기술 개발과 산업기술 부문은 ICT 관련 연구개발, 진흥 대부분을 아우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영역이 커진 만큼 많은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이날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밝힌 대로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중요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임무가 미래창조과학부에 주어졌다.
◇다른 부처는 역할 축소 우려
미래창조과학부 규모와 위상이 커지면서 다른 부처는 역할 축소가 불가피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상 옛 방송위원회 모습으로 회귀한다. 인수위는 방송과 관련된 규제 기능만이 현 방통위에 남는다고 밝혔다. 옛 정통부 시절 통신위원회가 갖고 있던 이용자 권익과 이에 따른 사후 규제 역시 남기기는 한다. 하지만 통신 관련 규제와 진흥은 따로 분리할 수 없는 시대적 특성을 감안, 대부분 미래부로 가게 된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아예 조직이 사라지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 ICT 차관이 행안부 정보화 기능 등을 흡수해 관련 총괄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강석훈 인수위원은 “사실상 미래창조과학부가 국가 CTO와 CIO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중견기업정책관과 지역특화발전특구기획단을 중기청으로 보낸다. 대신 외교통상부에서 통상교섭 조직과 기능 일체를 넘겨받는다. 지난 1차 개편안 발표 이후 교섭 권한을 외교부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통상교섭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현 지경부)로 통합 이관하기로 했다.
◇우본, 통신 뿌리 찾아 미래창조과학부로
부처 본부 조직 외에 관심을 모았던 우정사업본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매머드급 산하 기관과 출연연은 미래창조과학부 배속이 결정됐다.
우본은 공무원 수만 3만여명에 달하고 전국 지역 조직을 갖고 있어 현 소속기관인 지경부는 물론이고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눈독을 들였다.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간사는 “우본 업무(우체국)와 통신서비스 간 연계성을 감안해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 간사는 “옛 정보통신부의 역사적 근원이 우정국에서 시작됐고, 우정 자체가 통신의 축이었다”며 “연장선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기술 분야 출연연도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겨간다. 기존 교육과학기술부 출연연을 관리하는 기초기술연구회와 지경부 출연연 담당인 산업기술연구회가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기는 것으로 정해졌다.
산업기술연구회 소속으로 ICT 분야 최대 출연연인 ETRI도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긴다고 인수위 측은 밝혔다. 모든 출연연은 원칙적으로 미래창조과학부로 배치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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