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TV 플랫폼 대응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체 운용체계(OS)를 강화하면서 삼성만의 스마트TV 생태계 전반을 주도하는 전략을, LG전자는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회사 플랫폼 이외 안드로이드 OS까지 대응하는 멀티 OS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만든 자체 OS로 삼성의 스마트TV 확산을 노리고 있다. 이미 5000만대에 달하는 삼성 브랜드 스마트TV가 팔렸다.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와 서비스사업자를 끌어들여 삼성 TV의 생태계 자체를 강화하는 게 목표다.
스마트TV 출시 초기에는 국내외 서비스·콘텐츠 업체를 끌어들이는 게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삼성 스마트TV를 찾아오는 기업까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삼성 스마트TV 이용자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TV커머스, 맞춤형 광고 사업 등까지 구상 중이다. 구글 기반 스마트TV 출시를 놓고 1년 6개월 이상 고민 중이지만 삼성 로고의 구글TV 출시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이 “이종(모바일) 기업과의 경쟁과 새판짜기에 대비한다”고 말한 것도 자체 OS 강화 의지를 담았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LG전자는 자체 OS 넷캐스트 이외에 구글과의 협력을 확대 중이다. 두 가지 OS의 스마트TV로 시장에 대응한다. 소비자 욕구에 맞춰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LG전자는 회사의 넷캐스트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TV를 여전히 주력제품으로 한다. 해마다 새로운 콘텐츠·서비스, 사용자경험(UX)를 개선하고 있다. 다른 한 편에서는 구글 라인업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구글TV 진영 가운데도 가장 앞서 TV 제품을 선보였고, 버전3, 4 구글TV 대응도 가장 빠르다. 미국에 제한적으로 팔던 제품을 유럽과 국내 등으로 확산할 계획도 이미 밝혔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은 “LG 구글TV도 LG전자가 만든 LG의 제품”이라는 말로 멀티 플랫폼 전략을 설명했다.
TV업계 관계자는 “삼성 TV 전략은 애플이 스마트폰에서 보여줬던 생태계 주도권 확보까지 염두에 둔 것이고, LG전자는 다양한 선택권 제공으로 전반적인 TV 전체 판매 확대에 더 중점을 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TV 시장에서 삼성과 LG, 구글 플랫폼의 제품 이외에 다음커뮤니케이션의 OS TV도 나와있다. 유료방송(IPTV·케이블)사업자와 스마트TV 제조사 간 제휴 모델도 늘고 있다. 여기에 소문만 무성한 애플이 TV에서 어떤 전략과 제품을 들고 나올 것인지도 관심사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TV는 화질·디자인 등 하드웨어 경쟁력과 함께 얼마나 좋은 콘텐츠·서비스를 소비자들이 보다 편안히 즐기게 만드는지가 중요하다”며 “자신만의 OS 전략으로 우위를 선점하는 업체가 향후 스마트TV 전체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 스마트TV 플랫폼 개요
※자료:업계 종합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