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2일 정부조직개편 세부 방안을 발표할 때까지 대다수 국민들과 공직자들은 15일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의 `후속편` 정도가 나올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공개 내용은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에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업무를 통으로 묶어주는 것으로 예상을 뛰어넘었다. 미래부가 타 부처 업무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명실상부한 부처로 떠오르자 관가는 충격에 휩싸였다.
더구나 미래부는 경찰청·교육부 다음의 최대 공무원 조직인 우정사업본부까지 품은 `슈퍼부처`가 됐다. 이렇게 ICT(정보통신기술) 독임부처를 능가하는 미래부 조직이 완성됐다.
진영 부위원장이 직접 발표도 했다. 진 부위원장은 ICT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온 인사로 꼽힌다. 미래부에 ICT 관련 업무를 몰아주는데 일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 부위원장은 지난해 변재일 민주통합당 의원과 의기투합해 국회ICT전문가포럼을 만들어 ICT독임부처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수차례 행사를 갖고 ICT 독임부처가 필요하다는 각계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5년간 정책 혼선을 되풀이하지 않고 미래사회에 대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비록 ICT 전담부처 설립을 이루지 못했지만 미래부에 사실상 독임부처 이상의 파워를 실어준 인물이 진 부위원장일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진 부위원장은 온화한 성품으로 정치권에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야당 인사들로부터 `새누리당에서 말이 통하는 몇 안 되는 의원`으로 꼽힌다.
박지원 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그를 “여야 의원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 분”이라고 평할 정도다. 국회ICT포럼에 참석했던 한 대학 교수는 “진 부위원장은 상대방의 얘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라며 “미래부가 ICT컨트롤타워가 되는데 그가 많은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수위 안팎에선 실질적으로 인수위를 이끄는 그가 새 정부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흘러 나왔다. 특히 애정을 가진 ICT 관련 업무에 배치할 때 그의 파워가 극대화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