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 미래가 보인다-글로벌 미래 2030

[북스 클로즈업] 미래가 보인다-글로벌 미래 2030

미래가 대세(大勢)이긴 대세인가보다. 새 정부가 핵심 키워드로 미래를 내세워서만은 아닌 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출판계도 미래가 장악한 지 오래다. `미래` `트렌드` 이 두 단어를 빼고서는 좀처럼 책 팔기가 어려워졌다는 어느 출판사 사장의 푸념이 귓가를 맴돈다.

미래가 떠오른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현재가 불만스럽거나 앞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는 희망이라는 단어보다는 불안과 동전의 앞뒷면 같은 관계라는 말이 더 와닿는다.

이번 미래는 좀 낯설다. 존 나이스빗, 앨빈 토플러, 피터 드러커 등 유명한 베스트셀러 저자가 아니다. 이남식, 안종배, 박영숙, 최창섭, 조병완, 류청산, 이순종, 엄창섭, 임주환 등 친숙한 이름이 꽤 포함돼 있다. 2007년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고 결성된 국제미래학회 소속 국내외 전문가 26명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풀어내는 방식도 좀 특이하다. △메가트렌드 △경제·경영 △문화·콘텐츠 △미디어·ICT △정부·도시 △교육·의료 총 6개 부문으로 나눠 저자 26명이 26가지 주제로 미래 예측을 펼쳐냈다. 아시아의 미래와 한국의 역할, 언론의 미래, ICT산업의 미래, 정부의 미래, 인간 몸의 미래 등 누구나 궁금해 할 주제를 알기 쉽게 풀었다.

단행본 출간뿐만 아니라 영문판과 전자책도 발간하고 콘퍼런스까지 개최할 예정이라 하니 이 책은 책장 속에 고이 모셔둘 학문서가 아님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미래서의 핵심인 불안감은 얼마나 해결해주고 있는가.

공감대가 분명한 사안을 찾으려 `제16장 언론의 미래`를 펼쳤다. 이 장을 맡은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는 미디어 시장의 `옴니슈머(Omni-Sumer)` 개념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제레미 레프킨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소유의 시대가 끝나고 접속의 시대가 열린다`는 구절을 인용해 미디어 생태계 변화를 소개했다. 뉴스를 구매하고 소유하는 데 머물렀던 독자가 뉴스 개발에 참여하는 프로슈머가 됐다. 이제는 스마트기기와 소셜 플랫폼으로 무장해 생산의 상당한 부분을 맡고 있다. 이 지점이 언론의 미래가 불안한 이유다.

그러나 최 교수는 앞으로도 언론이 가진 본연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종이에서 웹, 스마트 미디어로 플랫폼이 바뀔지는 몰라도 질 높고 신뢰도 있는 뉴스 콘텐츠와 더 정밀한 완성도를 구현할 실력있는 생산자를 향한 요구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처럼 글로벌 대박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환경과 트렌드 변화에 잘 부응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전략이 필수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고민을 풀어낼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이 위안이 됐다. 다만 여러 분야를 훑어내다보니 주제별로 좀 더 깊이 있는 연구와 해결책을 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획, 집행을 맡은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미래는 준비된 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미래 성공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의 시각과 글로벌 시각에 맞춘 제대로 된 미래 예측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국제미래학회 공저. 박영사 펴냄. 2만6000원.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