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풍미한 고전 히트게임. 이들 게임에는 공통점이 있다. 장르별로 가장 먼저 나와 선점효과를 누렸다는 것이다. 이후 아류작이 쏟아지면서 시장이 형성되고 순위가 매겨지게 됐다. 아류작이 1위로 올라선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선점효과를 누린 1위라는 자리는 절대적이다.
최근 게임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80∼90년대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던 게임 장르가 플랫폼을 옮겨 타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 90년대를 풍미한 실시간 전략 게임 장르(RTS)는 소셜 게임 요소와 절묘하게 배합, 웹게임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노게임스의 제국건설이다. 이노게임스는 부족전쟁으로 유명한 독일 웹게임 개발사다. 제국건설은 웅장하고 미려한 건물 디자인과 다양한 전투 전략, 시대에 따라 발전하는 연구시스템까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나 문명 시리즈의 매력을 웹게임으로 옮겨왔다는 평을 끌어냈다.
제국건설은 석기에서 시작해 시대를 발전시켜가며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할 수 있게 해준다. 웹게임이기 때문에 다운로드나 설치가 필요 없고 게임 자체도 공짜로 즐길 수 있다.
이노게임스는 지난해 12월 중순 제국건설의 위대한 건축물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더 풍부한 콘텐츠를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 콜로세움과 바벨탑 등 실제 역사를 토대로 한 대형 건축물을 게이머끼리 협동을 통해 건설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고전 장르의 부활은 웹게임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헥사는 동명 아케이드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시작한 장르다. 지금은 퍼즐게임을 통칭해 부를 만큼 헥사는 고유장르로 명시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헥사 장르는 게임성 자체에 저작권이 없기 때문에 누구나 디자인만 바꿔서 비슷한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
게이머는 각기 다른 이미지 3개를 확인해가며 수직으로 떨어지는 모양과 색상만 세로로 맞춰주면 된다. 이미지는 사라지면서 점수가 되고 이런 상황을 계속 이어가는 게 게임의 목적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톡 게임 애니팡이 바로 이런 헥사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케이드 게임 1945로 대표되는 슈팅게임 장르로는 모바일 게임 드래곤플라이트를 꼽을 수 있다. 80∼90년대 오락실에서 좀 놀았다는 친구 치고 1945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당시 오락실에선 무수히 쏟아지는 총알과 폭탄을 피해 화면 구석구석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며 불사신처럼 게임을 하는 친구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캐릭터 디자인만 보면 1945와는 전혀 다르지만 드래곤플라이트의 게임성은 1945와 닮았다. 잠깐이라도 한 눈을 팔면 안 될 정돌 무수히 떨어지는 폭탄을 피해 오랫동안 게임을 한 게이머에게 최고의 보상이 뒤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전게임이 가진 재미와 최근 트렌드에 맞춘 심플함을 섞은 게임은 PC와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꾸준히 나올 전망"이라며 "향후 어떤 게임이 모바일에서 성공할지는 고전을 분석해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