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2013]대기업-삼성중공업

새해 삼성중공업의 전략은 글로벌 자원개발 러시에 따른 해양설비와 특수선 정조준이다.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선박 발주량 감소로 새해 수주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조선해양부문 수주 목표를 지난해 96억달러보다 35% 늘린 130억달러로 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매출목표는 1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다.

삼성중공업 지난해 세계 최초로 건조한 극지작업용 드릴쉽
삼성중공업 지난해 세계 최초로 건조한 극지작업용 드릴쉽

특히 아프리카와 북해 지역에서 발주되는 해양 설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지난해 9척을 약 49억달러에 수주하는 등 전체 수주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드릴십 부문의 경쟁력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드릴십 135척 중 57척을 수주해 세계 시장점유율 42%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위한 조직 재정비도 마무리했다. 2011년말 조선과 해양으로 분리돼 있던 설계 기능을 통합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생산 부문도 조선·해양 융합조직으로 재편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영국 AMEC과 함께 미국 휴스턴에 설립한 해양 엔지니어링 합작회사도 조기에 안정화를 추진 중이다. 해양 엔지니어링 합작사는 해양플랜트 상부 설비(Topside) FEED와 상세 설계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로 성장할 예정이다.

선박 시장에서는 LNG선 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한편, 대형 상선 위주 수주로 안정적인 작업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최적선형 설계 △폐열회수장치 △저온연소 △친환경 기자재 등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세부 기술개발과 함께 신개념추진선, 미래연료운반선 등 다가올 친환경 시장 선점을 위한 선박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국내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함께 선박 연료소모량을 최대 15%까지 절감할 수 있는 `선박 통합 에너지관리 시스템`의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선박제조는 물론 운영시스템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CEO인터뷰]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관행을 경계해야 합니다.”

새해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내용이다. 세계 경기불황의 위기상황에서 하던 대로 하는 관행으로 낭비되는 것을 막고 튼튼한 기본기로 품질사고를 근절하자는 당부다.

박 사장은 “낭비요소를 줄이는 것은 설계최적화와 공법개선 만큼이나 원가절감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며 “여기에 프로젝트 진행에 작업표준을 철저히 지켜 무결점 선박을 인도하는 노력으로 치열한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의 무게중심은 전통적인 조선산업에서 해양플랜트로 점진적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조선과 해양 설계조직을 통합해 조선해양 복합생산체제를 완벽히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설계가 안정돼야 하는 만큼 기능별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고, 주요 기자재 관련 정보도 적기에 확보해 새로운 프로젝트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풍력발전과 서브씨 사업 등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전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바람직한 노사문화 정착에도 힘쓸 예정이다. 박 사장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조직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소통과 화합의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