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프로젝트의 핵심은 전산 개발자다. 많게는 수천 명의 개발자가 투입되는 정보화 프로젝트의 성공 관건은 이들이 하나의 퍼즐처럼 움직여주느냐다. 그만큼 개발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개발자는 그만큼 대우를 받지 못한다. 전자신문은 개발자가 전문가로서 자리 매김하고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미래의 정보화 리더인 개발자 인터뷰를 연속으로 게재한다.
![[CIO BIZ+/미래 정보화 리더]권문성 SK C&C 과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301/384740_20130125180701_804_0001.jpg)
“전산 개발을 한다는 거 자체가 영어나 불어를 하듯 언어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산언어는 외국어를 하는 것과 달리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전문적 역량을 갖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지난 11년간 전산개발자로 30여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권문성 SK C&C 과장의 말이다.
권 과장은 개발자로서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전산 관련 전공자가 아니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권 과장은 SK C&C에 입사해 신입교육을 받으면서 처음 전산을 접했다. C언어니, 자바니 모든 것이 생소했다. 전산기술을 접하면서 권 과장은 개발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다. 전산 개발이 전문적인 영역이어서 비전공자가 하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전산 비전공자로서 장점도 있다. 개발을 하는 데 반드시 선행돼야 할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데 이점이 있었다. 권 과장은 “개발자 일을 처음 하면서 가졌던 목표는 사용자 요구사항을 잘 듣고 파악해 이를 가장 적절하게 구현해주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프로그램 코딩 전에 사전 요구분석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11년간 개발자로서 지내온 권 과장이지만 여전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힘들게 하는 점들이 있다. 무엇보다 당초 정해진 개발 범위가 자주 변경되거나 늘어날 때다. 권 과장은 “프로젝트 초기부터 개발범위와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잦은 수정이 이뤄지게 된다”며 “이럴 때마다 개발자들은 밤을 세가며 다시 프로그램 코딩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분석설계와 테스팅 단계에서 한꺼번에 일이 몰리는 것도 힘든 일이다.
권 과장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발자 자세도 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을 몰아서 하는 일부 개발자의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발자 본인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코딩해 전체를 어렵게 하는 일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개발방식으로 제시되는 애자일 방법론에 대해서도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을 얘기했다.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것보다 방향이나 범위를 명확히 하지 못한 경우에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워터풀 방식에 비해 애자일 방식이 개발자에게 업무를 가중시키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권 과장은 “이제 과거와 달리 40대, 50대가 되도 개발자를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이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IT신기술과 현업의 지식을 익혀 더 좋은 개발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개발자를 이끌 줄 아는 진정한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는 것이 권 과장의 꿈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