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쉬운 카메라 vs 전문가 잡아라”

몇 년 전만 해도 졸업·입학 시즌이 겹친 2·3월이나 여름휴가가 끼어 있는 7·8월마다 높은 판매고를 올리던 DSLR 카메라의 기세가 주춤하다. 편리함에서는 항상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밀리고 휴대성에서는 부피와 무게를 줄인 미러리스 카메라에 밀렸기 때문이다.

미러리스 “쉬운 카메라 vs 전문가 잡아라”

반면 미러리스 카메라의 판매량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다나와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이미 보급형 DSLR 카메라를 눌렀다. 여러 업체들이 인용하는 시장조사 기관에 따라 1·2위 업체가 뒤바뀌긴 하지만 전체 비율을 합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 때문에 각 업체들은 벽두부터 신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니콘 “경량화·와이파이 나선다” =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지난 2011년 처음으로 미러리스 ‘V1’을 내놓은 니콘이다. 니콘이 CES2013 기간에 처음 출시한 3세대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1 J3’은 성능을 2012년 출시모델 ‘니콘1 V2’ 수준으로 맞추면서 크기는 더 줄였다. 1,425만 화소 고속 AF CMOS 센서와 엑스피드 3 A 화상 처리 엔진도 동일하지만 본체 무게는 201g이며 본체 크기는 가로 101mm, 세로 60.5mm로 휴대성은 높였다.

미러리스 “쉬운 카메라 vs 전문가 잡아라”

니콘은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주 고객층으로 등장한 20~30대 여성층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검은색 일색이던 기존 카메라와 달리 본체 색상도 화이트, 실버, 블랙, 레드, 베이지 등 5가지나 된다. 함께 나온 ‘니콘1 S1’은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카메라를 처음 쓰는 사람을 위해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쉬운 카메라’를 들고 나온 셈이다. 두 제품 모두 2012년에 발표된 스마트 커넥터 ‘WU-1b’를 끼우면 와이파이를 이용해 사진 전송까지 가능하다.

◇ 파나소닉 “고성능으로 승부” = 올림푸스와 함께 미러리스 규격 중 하나인 ‘마이크로포서드’를 개발한 파나소닉(panasonic.kr)은 고성능 제품을 들고 나왔다. 지난 23일 출시된 ‘루믹스 GH3’은 총 화소수 1,720만 화소 마이크로포서드 디지털 라이브 MOS 이미지 센서(17.3×13.0mm)와 비너스 화상처리 엔진을 탑재했다. CX포맷(13.2×8.8mm) 센서를 탑재한 니콘 제품보다 센서 면적이 넓어 어두운 곳에서 얻는 결과물은 니콘1 시리즈보다 우수할 수 밖에 없다.

미러리스 “쉬운 카메라 vs 전문가 잡아라”

이 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동영상 촬영에 특화되었다는 것이다. 풀HD 동영상(AVCHD 2.0 1920×1080/60p, 28Mbps) 촬영이 가능하며 고음질 녹음을 위한 3.5mm 외부 마이크 단자, 모니터링을 위한 헤드폰 단자를 탑재했다. HDMI 단자를 연결하면 외부 모니터를 통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영상 편집용 타임코드(TPC)까지 동영상에 함께 기록된다. 와이파이 기능도 기본으로 내장했다. 하지만 렌즈까지 포함할 경우 2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은 초보자에게는 부담스럽다. 구매자를 가리는 카메라인 셈이다.

◇ 와이파이 담을바엔 ‘아예 삼킨다?’ = 물론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도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 하고 있다. 삼성전자(www.samsung.com/sec)가 올 초 내놓은 ‘WB250F’는 아예 ‘스마트카메라’라는 이름을 달았다. 터치스크린과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해 소셜네트워크 사진 업로드와 스마트폰 전송을 동시에 수행한다. 와이파이가 연결된 곳에서는 최신 펌웨어 알림 기능도 작동한다. 소니코리아(www.sony.co.kr)도 와이파이를 기본 내장한 콤팩트 카메라 ‘WX80’을 오는 2월 출시할 예정이다.

미러리스 “쉬운 카메라 vs 전문가 잡아라”

안드로이드 기기와 카메라를 아예 통합한 제품도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선보인 갤럭시카메라는 와이파이존이 아닌 곳에서도 LTE망을 이용해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사진을 저장한다. 안드로이드 4.1(젤리빈)을 내장해 각종 SNS 애플리케이션을 마음대로 설치할 수 있고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다만 통신 모듈과 4.8인치 대화면 탑재로 인해 휴대성이 그만큼 떨어진 것은 흠이다.

◇ 미러리스 카메라 “올해도 맑음” = 미러리스 카메라는 올해도 변함없이 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내놓은 ‘2013년 온라인쇼핑 트렌드 분석’에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주춤했던 카메라시장에선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와 고성능 디지털카메라에 와이파이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카메라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유통 관계자들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스마트폰 카메라에 입지를 위협당하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부족함을 느낀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카메라를 찾는 경향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또 “보다 성능이 높고 특수한 렌즈를 쓸 수 있는 DSLR 카메라는 전문가를 위해 일정한 시장을 유지하겠지만 보급형 시장은 올 한해도 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