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되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상당수가 실제로 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버터 부품인 전해콘덴서 수명이 못 따라가 주기 때문이다. LED 조명의 긴 수명을 기대한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LED 조명의 실제 수명은 약 3만 시간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하다. LED 조명 업체들은 보통 제품 수명을 5만 시간 이상으로 광고하고 있다. 제품을 하루 24시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5만 시간 수명인 경우 5년 7개월, 3만 시간인 경우 3년 4개월 가량 작동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컨버터 부품인 전해콘덴서 수명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전해콘덴서는 전하를 충·방전시켜 전류를 일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LED 조명을 사용하면 전해콘덴서 내 전해액이 계속 증발하기 때문에 수명이 짧아진다. LED 조명에 적용되는 전해콘덴서 수명은 보통 3만 시간으로 알려졌다.
제조 업체가 원가 절감을 위해 값싸고 수명이 짧은 전해콘덴서를 사용하거나 내부 방열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 문제는 더 커진다. 전해콘덴서는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수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LED 조명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우려다. 전해콘덴서만 교체해도 되는데, 일부 업체는 아예 컨버터나 조명까지 바꾸고 있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해콘덴서를 사용하지 않거나 방열율을 높여 문제를 해결한 제품도 출시되고 있지만 높은 가격 등으로 보급은 더딘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가 생길 경우 어떤 업체가 수명이 다한 전해콘덴서만 바꾸려 하겠는가”라며 “컨버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불편을 계속 겪을 수밖에 없고 LED 조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