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컴퓨팅 관련 특허 출원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치열한 특허전을 펼치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28일 지난해 국제특허조약(PCT)을 통한 글로벌 특허출원 건수가 1만4000건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했다고 밝혔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수년 간 이른바 `특허전쟁`에 사용할 실탄을 확보하고자 특허출원을 크게 늘려왔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법률회사 킬번 앤 스트로드의 그윌림 로버츠 파트너는 “최근 글로벌 특허전은 예전 서부 개척시대의 야만스러운 토지 수탈을 생각나게 한다”며 “이 분야 특허 확보에 사활을 기울였던 기업들은 강력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법률회사 모리슨 앤 포에스터의 오티스 리를필드는 “최근 몇 년간 특허 출원 건수에선 아시아 기업들이 단연 독보적”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혁신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점점 더 많은 특허를 출원 중”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중국 통신그룹 ZTE는 지난해 366건의 컴퓨팅 특허를 출원했다. MS가 492건을 낸 데 이어 두 번째로 많다. MS는 윈도 운용체계(OS)와 소프트웨어 오피스와 관련해 지난 10여년간 상당한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 출원 건수 3위는 일본 전자기업 히타치로 334건을 출원했다.
PCT 특허출원제도는 이 조약에 가입한 나라 간에 특허를 좀 더 쉽게 취득하기 위해 출원인이 자국 특허청에 출원하고자 하는 국가를 지정해 원서를 제출하면 바로 그 날부터 각 지정국에서 출원일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 146개국이 가입돼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