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G1F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구매 물량 대폭 확대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일체형 방식(G1F) 터치스크린패널(TSP) 채택량을 대폭 늘리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동안 중저가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던 필름전극방식(GFF) TSP를 G1F로 대체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협력사는 물론 신규 협력사에 생산 확대를 종용하며 G1F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G1F TSP 구매 물량을 월 1000만 개까지 늘리기로 하고 협력사 확보에 적극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이미 월 1000만 개 구매 계획을 세우고 협력사에 G1F 생산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G1F TSP는 강화유리 한 면에 인듐산화전극(ITO) 층을 증착하고 그 위에 ITO 필름을 한 장 올려 터치 전극을 구현한다. ITO 필름을 두 장 사용하는 GFF 방식보다 모듈 두께를 줄일 수 있어 경박단소화 추세인 스마트폰에 적합하다. 또 ITO 필름을 한 장만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 니토덴코에 의존하고 있는 ITO 필름 비중도 줄일 수 있다. 그동안 ITO 증착 공정이 복잡해 수율을 확보하기 어려웠지만 최근 GFF 수준에 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G1F의 수율은 90%를 웃돈다”며 “삼성전자는 G1F 탑재를 통해 ITO 필름 공급난 타개와 슬림한 중저가 스마트폰 개발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주요 TSP 업체들을 G1F 공급 협력사로 선정하면서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멜파스, 네패스, 이엘케이, 시노펙스, 에스맥 등이 이미 삼성전자에 공급할 G1F를 생산하고 있거나 생산 개시를 협의 중이다. 멜파스는 올 1분기까지 월 500만 개 규모의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네패스도 올해 G1F 생산 능력을 기존 월 50만개에서 월 100만 개까지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맥, 시노펙스, 이엘케이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ITO 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스퍼터(Sputter) 등 핵심 설비 투자 비용이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투자비용을 아끼기 위해 외주 업체에 일부 공정을 위탁하면 수율 확보를 장담할 수 없고 부가 비용이 발생해 마진도 낮아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존 협력사 이외에 LG전자 등 경쟁사의 협력사에게도 G1F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군에서 G1F의 비중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