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리즈7 DM700A3D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도입한 운용체계 윈도8에 최적화된 일체형PC다. 동시에 열 손가락으로 조작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뿐 아니라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 조작할 수 있는 제스처 기능도 담았다. 금속 받침대로 만들어진 날렵한 디자인도 특징이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보고 편의성과 성능을 확인했다.
◇ LED 모니터 닮은 디자인, 빼어난 공간활용도
디자인은 여느 23인치 모니터와 다를 게 없다. CPU나 저장장치 같은 주요 부품은 디스플레이 패널 뒤로 모두 숨겼기 때문이다. 높이 조절은 할 수 없지만 패널을 앞뒤로 움직여 각도를 조정할 수 있다.
조작 버튼은 본체 오른쪽 아래에 몰아놨다. HDMI 입력 단자를 통한 모니터 기능을 겸하고 있는 만큼 채널 조작이나 음소거, 입력전환 등 기본 버튼이 보인다. 본체 뒤에 HDMI 케이블을 연결하면 콘솔 게임기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영상을 입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입력장치를 바꾸기 위한 입력전환 버튼을 달았다. 다만 오른쪽 아래에 있는 전원 버튼은 오작동을 막기 위해 터치가 아니라 손으로 눌러야 작동하게 만들었다. 전원을 연결한 상태에서는 로고에 불이 들어오며 전원 버튼을 누르면 버튼에도 LED 조명이 켜진다.
입출력 관련 단자는 본체 왼쪽 뒤 덮개를 열면 쓸 수 있다. SD·SDXC카드를 읽고 쓸 수 있는 메모리카드 리더와 USB 3.0 단자 2개, 음성 입출력 단자를 달았다. HDMI 입출력 단자와 지상파 디지털 수신용 안테나, 유선랜 단자는 본체 뒤에 위치하고 있다. 전송속도가 중요하지 않은 USB 2.0 기기도 본체 뒤에 연결하면 된다. DVD를 읽고 쓸 수 있는 광드라이브는 오른쪽에 있다. 리모컨이나 모니터 오른쪽 아래에 있는 꺼내기 버튼을 누르면 DVD를 넣거나 뺄 수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선 없이 쓸 수 있는 무선 방식이며 전원은 키보드가 AAA 건전지 2개, 마우스는 AA 건전지 1개를 이용한다. 키보드는 키 사이 간격을 띄운 아이솔레이션 방식으로 오타가 적다. 마우스는 흔한 2버튼 방식이다. 디지털TV 수신용 안테나와 전원 어댑터 외에는 굳이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여기에 적외선 방식으로 작동하는 리모컨도 있어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조작하기 편리하다.
◇ 소모 전력 ‘자동 조절’ 3D게임 문제없어 = CPU는 인텔 3세대 코어i5 3470T 2.9GHz를 얹었다. 듀얼코어지만 실행 프로그램에 따라 저절로 동작속도를 높이거나 낮추면서 전력소모를 조절한다. 높은 성능이 필요한 게임을 실행할 때에는 순간적으로 3.6GHz까지 속도를 높인다. TV를 전체 화면으로 실행할 때 동작속도는 1.6GHz에 불과해서 소모전력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메모리는 DDR3 8GB로 무거운 그래픽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는 한 따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하드디스크 용량은 1TB지만 복원용 프로그램 저장공간이나 초기 설치 프로그램을 뺀 실제 공간은 845GB 가량이다. 운용체계는 윈도8 64비트 버전이며 메모리 8GB를 남김없이 쓸 수 있다. 용량이 3TB가 넘는 USB 하드디스크를 연결해도 문제가 없다.
성능은 어떨까. 윈도체험지수로 확인해본 결과 가장 높은 점수는 9.9점 만점 기준 7.6점이다. 최저점수는 주 하드디스크 점수로 5.9점이지만 이는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모델 대부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하나 확인해볼 건 그래픽 성능이다. DM700A3D는 인텔 3세대 프로세서가 내장한 그래픽칩셋인 인텔 HD그래픽스 2500과 AMD 레이디언HD 7690M을 모두 썼다.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에서는 전력소모가 낮은 내장 그래픽칩셋을 쓰고 3D 게임에서는 레이디언HD 7690M을 쓰는 식이다. 최신 게임에서 흔히 쓰는 규격인 다이렉트11 기반 고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 유니진헤븐을 실행한 결과는 초당 평균 10.8프레임이다. 디아블로3나 리그오브레전드(LOL)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대각선 길이는 59.9cm(23.6인치), 해상도는 1920×1080화소다. 요즘 나오는 23인치 이상 모니터와 달리 LCD 패널을 둘러싼 테두리가 2cm 가량 두꺼운 편이다. 화면 끝까지 터치 조작을 할 때 모서리 안쪽까지 충분히 드래그할 수 있게 일부러 공간을 뒀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시야각은 전후좌우 170도이며 손가락을 10개까지 인식한다.
◇ 리모컨·제스처 ‘화면 손 안대고 조작한다’ = 윈도8이 나온 지 세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네모난 타일로 이뤄진 윈도8 스타일 메뉴를 낯설어하는 소비자가 많다. 업데이트 프로그램으로 퀵스타터를 설치하면 윈도7과 비슷한 시작 메뉴가 나타나 처음 윈도8을 접한 사람이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다.
디지털?아날로그TV 수신 기능도 갖췄다. 윈도8 스타일 메뉴에서 TV 수신 프로그램을 터치하거나 리모컨에 있는 TV 버튼을 누르면 TV 수신 기능이 작동한다. 간단한 채널 설정 과정만 거치면 바로 TV를 볼 수 있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녹화도 가능하다.
녹화는 수신 내용을 그대로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용량은 1분에 120MB, 1시간에 7.2GB 가량이다.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올셰어플레이를 설치하면 PC에 저장한 음악이나 동영상 같은 콘텐츠를 갤럭시S3 등 삼성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에서도 볼 수 있다.
리모컨을 이용하면 채널과 음량 조절 등 영상 뿐 아니라 프로그램 전환과 종료, 시작 버튼 클릭, 검색, 화살표 키 등 윈도8 기본 조작까지 실행할 수 있어 편리하다.
재미있는 것은 제스처 기능이다. 화면 위에 달린 웹캠으로 손 움직임을 인식해서 클릭이나 화면 넘기기, 볼륨 조절 등을 실행할 수 있다. 화면에서 50cm~1m 떨어진 위치에서 손을 펼치고 움직이면 손 모양 화살표가 나타난다. 데스크톱 모드나 윈도8 스타일 모드에서 모두 작동한다. 키보드나 마우스를 바로 만질 수 없을 때 조작을 돕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카메라로 손 모양을 인식하다 보니 어두운 곳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 게 흠이다.
삼성 스마트폰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음악이나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S플레이어, 전면 웹캠으로 마치 스마트폰처럼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S카메라, 찍은 사진을 둘러볼 수 있는 S갤러리 등 윈도8 전용 앱을 기본 제공한다. 갤럭시노트로 만든 메모 파일을 보고 싶다면 윈도8용 앱스토어인 마이크로소프트스토어에서 S노트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설치하면 된다.
◇ 이버즈 총평 | 始終如一
DM700A3D는 23.6인치 풀HD 터치스크린에 윈도8 운용체계를 탑재해 그동안 신기한 입력장치로만 여겨졌던 터치 인터페이스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인텔 3세대 코어i5 프로세서를 써서 기본 성능은 물론 게임을 즐기기에도 좋다.
물론 이런 특징은 터치 기능을 갖춘 모니터와 조립PC로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일체형PC가 가져다주는 얇은 슬림 디자인과 공간활용도는 얻을 수 없다. 편의성을 높여주는 애플리케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갤럭시S3나 갤럭시노트 등 삼성 스마트 기기에서 흔히 보던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담아 일관성도 높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나 한결같다는 시종여일(始終如一)이라는 말이 그래서 어울린다.
안테나와 어댑터 이외에는 굳이 선을 연결할 필요 없이 모든 기능을 터치와 무선으로 조작할 수 있어 여러 케이블로 주위가 복잡해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세컨드TV용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디지털TV 기능과 모니터 기능까지 담았다.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난 요즘 주목받을 만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