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의상 등을 표현하는 컴퓨터그래픽스(CG) 기술력 하나로 미국 3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공략에 성공했다. 척박한 국내 시각효과(VFX)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특허 기술 하나로 얻은 결실이다. 올해 매출액도 지난해에 비해 두 배가량 늘려잡았다.

에프엑스기어 얘기다. 이 회사 이창환 사장은 “지난해까지 픽사, 드림웍스, 블루스카이 3대 미국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모두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소개했다. 최근 개발한 3차원 유체 시뮬레이션으로 의류IT 산업으로도 사업 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다.
에프엑스기어는 주력 SW인 3차원 의상 시뮬레이션 `퀄로스`를 들고 `슈렉` 시리즈로 잘 알려진 드림웍스 스튜디오에 이어 `아이스에이지` 시리즈를 만든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픽사의 경우 퀄로스에 대해 공급 계약의 기반이 되는 10개월 간의 자체 검증 작업도 마쳤다.
이 사장은 “애니메이션 시장은 최근 북미에서 유럽, 동남아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관련지역에 지속적으로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도, 대만 등 8개국 해외시장 리셀러 계약을 꾸준히 성사시켜 왔으며 지금까지 10개국에 에프엑스기어의 SW를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특이한 것은 이 회사가 국내 기업의 온라인 게임 제작비용 절감에도 기여했다는 것이다. 게임 캐릭터 의상이나 머리카락 등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기술인 `이지클로스`는 국내 온라인 게임 `아이온`을 비롯해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 등의 게임에 적용됐다. 아이온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10배 이상의 제작비를 절감하고 퀄리티를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머리카락 시뮬레이션 `에프엑스헤어` 솔루션 역시 영화 `중천`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비롯해 드라마 `비천무`와 TV 광고 등에도 적용됐다.
올해 이 회사는 국내 처음 개발한 3D 유체 시뮬레이션 `플럭스`와 올 상반기 모바일 버전으로 상용화될 3D 의류 피팅 솔루션인 `에프엑스아바타`와 함께 의류IT 시장에 적극 진출할 예정이다.
플럭스는 올해 상반기 상용화할 방침이다. 격렬한 쓰나미나 파도 등의 유체를 표현하려면 수많은 CPU와 메모리, SW를 함께 묶어 데이터로 계산할 분산병렬처리 기술이 필요하지만 난이도가 높아 개발에 성공한 국내 기업은 아직 없었다. 에프엑스기어는 현재 플럭스로 인텔 클라우드 솔루션에 협력하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