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자동차 안전이라면 탑승자 안전을 먼저 떠올렸다. 내 차가 다른 차나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얼마나 나와 동승자를 잘 보호해주는가가 운전자의 관심사였다. 에어백을 비롯해 수많은 안전장치는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차내 안전장치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차량 외부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보행자 안전`에 대한 관심이다.
현재 시판되는 차량의 보행자 안전도는 실망스런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가 국내 판매 중인 승용차 11종(국산차 8종, 수입차 3종) 충돌 평가를 한 결과, 탑승자 보호 부문에서는 대부분 1등급이나 2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보행자 안전 평가에서는 기준치인 70점을 넘는 브랜드가 한 곳도 없었다. 20점을 밑도는 차도 있었다. 올해부터 국내 출시되는 신차(단순 신차가 아닌 풀 모델 체인지)는 70점을 넘지 못하면 리콜 조치를 해야 한다.
볼보코리아가 3월 출시하는 프리미엄 5도어 해치백 `V40`에는 세계 최초로 `보행자 에어백`이 탑재될 예정이다.
보행자 에어백을 장착한 V40은 2012년 유럽 안전 연구소 `유로 NCAP`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안전성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특히 보행자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대한 완화해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볼보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보행자 에어백은 심각한 보행자 사고의 대부분이 차량 보닛 하부의 엔진, 전면 유리 하단, 강성이 강한 A-필러에 머리가 부딪혀 발생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해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전방에 탑재된 7개의 센서가 차량과 부딪힌 대상이 무엇인지를 감지하며 대상이 사람으로 판단되면 즉시 제어장치로 신호를 전달한다.
보행자 감지 신호를 받은 차량 제어부는 보닛 후방 핀을 풀어 보닛을 수직으로 약 10㎝ 상승시킨다. 보행자 머리가 보닛 하부 엔진에 직접 닿지 않도록 충격 완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동시에 전면 유리 하단부와 양쪽 A필러를 감싼 `ㄷ`자 형태의 에어백을 팽창시킨다. 에어백은 불과 수 천분의 1초만에 가스로 채워지며 전면 유리 하단부와 A필러 모두를 감싸게 된다.
이를 통해 충돌 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충격으로부터 보행자를 안전하게 보호해준다.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김철호 볼보코리아 대표는 “최근 국내에 보행자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V40의 보행자 에어백에 많은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볼보자동차는 앞으로도 탑승자뿐 아니라 보행자를 위한 안전 시스템 개발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