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중동·남미 등 신흥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경제 개발 속도가 거세지면서 세계 각국은 에너지 안보 차원의 자원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과거에 주목받지 못했던 자원도 새로운 고효율 활용기술과 함께 재해석되고 있다. 순환유동층 연소는 과거 활용되지 않던 연료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트렌드 중심에 서 있는 기술이다.
순환유동층 연소는 기체를 고르게 뿜어 기체화 물질이 격렬하게 혼합하는 입자층을 만들고 이곳에서 연소를 시키는 기술이다. 유동층에서는 기체와 고체간의 입자 혼합효과가 크고 다량의 기체 통과로 상대적으로 반응하는 고체 입자양도 많아 연소의 효율이 높다.
발전업계는 순환유동층 연소 기술을 전통 화력발전 사업에 접목한 순환유동층 보일러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발전소 전력생산량은 곧 연료의 연소효율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순환유동층 보일러는 크게 △낮은 연소 온도 △고온의 유동 물질 △유동층 물질의 긴 체류시간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곧 낮은 배출가스 온도, 저열량의 연료 연소, 간단한 연료 공급, 연료의 효과적 연소의 장점으로 이어진다. 별도 미분기와 탈황·탈질 설비가 필요 없어 발전소 시공이 간단하고 쉽다.
순환유동층 보일러의 높은 연소효율은 다량의 기체와 함께 주 연소원료인 유연탄과 모래, 회분 등이 함께 내부에서 순환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기체 분사로 석탄과 모래 등이 섞이고 보일러 내에서 순환해 긴 체류시간 동안 연소하는 특징이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기존 발전소 보일러와 달리 열이 직접 전달된다는 점이다.
기존 발전소는 유연탄을 연소해 고온가스로 열기를 연소실로 전달했지만 유동층 보일러는 고온가스와 함께 달궈진 모래와 회분 등 고체물질이 직접 열을 전달한다. 근본적으로 열용량이 기체보다 높은 고체가 직접 접촉해 보유열을 전달하기 때문에 열전달 효율도 높다.
열을 전달한 고체물질 임무는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 연소를 통해 열을 전달한 후 고온가스와 함께 빠져나가는 고체물질은 유동입자분리장치(사이클론)를 통해 다시 보일러로 재투입된다. 이 과정에서 아직 다 연소하지 못하고 남은 유연탄도 다시 순환된다. 연료가 완전히 연소해 가루가 될 때까지 이 작업을 계속 반복되고 그 결과 99%에 가까운 연소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50년 전부터 핀란드의 알스트롬 보일러가 개발을 시작됐다. 기술개발과 실증차원에서 적용되어 오다 최근 들어 발전사들로 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이유는 발전연료 가격의 급등과 바이오메스 이용에 대한 이슈 때문이다.
발전업계는 기존 고열량탄 이외에 다양한 연소물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순환유동층 보일러의 최대 매력으로 꼽는다. 특유의 높은 연소효율 및 열전달률 덕분에 저열량탄은 물론이고 목자재, 하수슬러지 바이오매스와 같은 것도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들 연료를 연소하기 위해 재료를 잘게 부수는 미분기도 필요 없다. 연소가 잘 안 되는 연료라도 계속 보일러 내에서 순환하며 재 연소되기 때문이다.
친환경 부문에서도 탁월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연소효율이 좋다보니 일반 발전소 보일러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고 하부층의 낮은 연소 온도와 다단 연소로 질소산화물을 적다. 보일러 내에 석회석을 투입해 연소가스와 반응으로 황산화물질을 저감할 수 있다. 또 모든 연소를 마친 후 배출되는 회분은 시멘트 등 건축자재로 재활용 할 수 있다.
열효율과 친환경성으로 국내에서도 순환유동층 보일러의 도입이 늘고 있다. 그동안 중유를 사용하던 한국남동발전 여수화력은 순환유동층 보일러를 도입해 발전효율을 대폭 늘렸고, 한국남부발전은 2014년 준공 목표인 삼척그린파워에 순환유동층 보일러 2기를 결합한 1GW급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다음달 가시화될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예정되어 있는 다수의 화력발전시설들도 순환유동층 보일러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실증 문제로 500MW 급 이하에서 적용되던 기술이 이제는 대용량 발전소에도 점차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발전사들은 순환유동층 보일러를 통해 저열량탄 및 바이모매스 활용도를 높여 연료 구입비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가 바이오매스 혼합연소를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해 주면서 다양한 연료 혼합연소를 시도해 신재생에너지 의무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동발전 여수화력 발전처 관계자는 “순환유동층 보일러는 높은 연소효율과 함께 바이오매스와 같은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어 도입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그동안 기술과 실증 문제로 대용량 발전소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신재생 및 친환경 이슈도 겹치면서 신규 대용량 발전소에서도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순환유동층 보일러의 특징 및 장점
자료: 한국남동발전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