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나노산업에 투자할 적기 입니다.”
31일 `일본 나노테크 2013` 현장에서 만난 국내 전문가들은 나노산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지원 등을 밑거름으로 지난 10여년간의 연구개발(R&D) 노력이 가시적인 결실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진공증착용 코팅약품 제조업체 쎄코는 삼성전자, LG전자, 일본 소니 등 세계 유수 업체를 대상으로 제품 판매를 늘려가고 있으며, 앞으로 유럽 시장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쎄코의 제품은 스마트폰·태블릿PC 강화유리 코팅 소재로 응용된다. 보다 적게 지문을 남기면서 부드럽게 화면을 터치할 수 있다.
단일벽탄소나노튜브(SWCNT)를 생산하는 KH케미칼은 가격을 종전보다 10분의 1 수준인 1g당 약 30달러로 낮췄다. SWCNT는 흔히 CNT로 부르는 다중벽 CNT보다 합성이 어려운 고급 소재로, 가격은 높지만 전기전도도 등 성능이 우수하다.
안동준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국내 나노기업의 R&D 노력이 이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이 바로 나노산업에 투자할 때”라고 말했다.
정부가 R&D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내 나노기업이 대부분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R&D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와 대기업의 관심이 특정 나노기술에 쏠리는 현상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한 중소기업 대표는 “특정 나노기술만 각광을 받으면 대기업들의 관심과 R&D 투자가 치우칠 수밖에 없다”며 “중소 나노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다양한 분야별로 고르게 안배하고 R&D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나노기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과 기술력 제고를 위해 올해 지원 규모를 끌어올린다. 지난해 수립한 나노융합 확산전략을 바탕으로 T2B 사업을 확대하고 국제공동 R&D에 나서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김학도 지식경제부 신산업정책관은 “중소 나노기업의 해외시장 개척 활성화에 특히 노력할 계획”이라며 “2013년은 나노기술 상용화가 본격화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은 이번 행사 기간동안 일본 나노소재 기업 제네라이트(GeneLite)와 기술 제휴, 생산장비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제네라이트는 나노메탈 생산장비(시간당 100㎏ 규모)를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에 설치한다. 연구원의 플라즈마 나노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핵심 부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제네라이트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나노메탈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원은 일본 동경공업대학과도 기술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도쿄(일본)=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