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줄 알았던 한국 LTE…中에도?

우리나라가 주파수분할(FDD) 방식에 머무는 사이 중국이 시분할(TDD) 기술로 세계 롱텀에벌루션(LTE)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칫 LTE TDD 시장 경쟁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것은 물론, 장비·부품 등 후방 산업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TDD 관련 기술 개발도 병행해 LTE 산업 전반의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피라미드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15년 세계 LTE 총가입자는 4억22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LTE TDD 가입자는 1억5800만명으로 37.4% 비중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가는 줄 알았던 한국 LTE…中에도?

LTE는 FDD와 TDD 두 가지 기술 방식으로 나뉜다. FDD 방식이 업로드와 다운로드 주파수 채널을 나눠 운영하는 것과 달리 TDD 방식은 1개의 채널에 시간 차를 두고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수행한다. FDD 방식은 업로드와 다운로드 속도가 같고, TDD 방식은 다운로드가 더 빠르다. TDD 방식은 FDD와 기지국을 공동으로 쓸 수 있고, ㎒당 가격도 저렴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업계가 거의 FDD 방식에만 올인하는 동안 중국이 거대 인구와 제조업 기반을 앞세워 TDD LTE 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LTE TDD가 자국이 독자 개발한 3세대 시분할 동기방식(TD SCDMA)에서 비롯된 것처럼 포장했다. 그러나 LTE TDD는 국제표준개발기구인 3GPP가 개발한 표준규격이다. TD SCDMA와는 관련이 없다. 국내 업체들이 LTE TDD 제품 개발을 외면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중국 원천 기술인 것으로 여긴 오해다.

우리나라가 손을 놓은 사이 중국은 인도·미국·일본 사업자와 손잡고 지난 2011년 GTI(Global TD-LTE Initiative)를 발족시켰다. GTI를 활용해 중국 업체들은 단말기와 장비·부품 등 후방 산업을 빠른 속도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LTE TDD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차이나모바일은 오는 2014년 까지 50만 개의 기지국을 건설해 20억명 가입자에게 서비스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해 7월 ZTE와 함께 홍콩에 LTE TDD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화웨이는 자국의 방대한 부품·소재 산업 기반을 활용, 저가 장비·단말기를 개발해 신흥 시장에 뿌리고 있다.

이원철 숭실대 교수는 “특정 통신기술에 올인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지금부터라도 LTE TDD 기술 개발에 관심을 쏟아 전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